"제 인생은 열여섯 꽃다운 나이에 끝났습니다. 그때 일은 말로 다 못해요. 인간 이하의 생활이었기에 생각을 안 해야지. 생각하면 답답하고 몸서리쳐집니다. 언젠가는 이 사실을 밝혀야 한다는 마음을 항상 품어왔어요. 꼭 한을 풀고 싶습니다. 내 청춘을 돌려주십시오."(일본군 위안부 최초 증언자 김학순 할머니)
올해는 광복 70주년을 맞는 특별한 해이지만, 아직도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광복'은 오지 않았다.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는 238명, 이 중 대다수가 일본 정부로부터 사죄를 받지 못한 채 생을 마감했다. 이제 남은 생존자는 47명뿐이다.
서울시가 위안부 할머니에게도 광복이 오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12일 서울광장에서 위안부 할머니 3명의 사진과 생전 증언이 담긴 '아트월(Art Wall)'을 전시한다.
위안부 증언에 최초로 나선 김학순 할머니(1924~1997), 일본 정부에 사과를 촉구해온 황금주 할머니(1929~1997), 강덕경 할머니(1922~2013)의 사진이 전시된다.
위안부 할머니의 초상권을 가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서 추천을 받았다.
아트월 전시와 함께 다채로운 행사도 마련된다. 오전 10시에는 시민들이 '노랑나비' 포스트잇에 위로와 응원 메시지를 적어 아트월의 할머니 가슴에 달아주는 행사가 열린다.
오후 4시30분에는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평화콘서트 '나비'가 개최된다. 나비는 할머니들이 억압과 폭력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날 수 있기를 염원하는 의미를 담았다.
서울시는 이날 행사의 전 과정을 영상으로 담아 '내 손 안에 서울' 홈페이지에 올릴 예정이다. 행사 후 아트월은 이달 말까지 시민청 지하 1층에 전시해 시민들이 응원 메시지를 남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황보연 서울시 시민소통기획관은 "시민들의 관심과 염원이 모이면 이뤄지지 않을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할머니들의 마음속에 하루빨리 광복이 찾아오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