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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반사이익’은 커녕 “자중지란 벌이는 여당”..
정치

‘李 반사이익’은 커녕 “자중지란 벌이는 여당”

김상태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4/11/26 17:19 수정 2024.11.26 17:19
‘당원게시판’ 갈등 증폭
친한 “대표 흔들기 안 돼”
친윤 “韓, 의혹 해명해야”

‘동상이몽’<br>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 네 번째-지방시대, 지속가능한 대한민국 성장 동력' 행사에서 자료를 보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왼쪽부터 김상훈 정책위의장, 한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뉴시스
‘동상이몽’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 네 번째-지방시대, 지속가능한 대한민국 성장 동력' 행사에서 자료를 보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왼쪽부터 김상훈 정책위의장, 한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뉴시스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 대표 가족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성격의 글을 올렸다는 의혹을 두고 국민의힘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1심 무죄 선고로 사실상 여당의 '반사이익' 효과가 소멸한 가운데, 지난 5일 처음 제기된 당원 게시판 논란이 20일 넘게 이어지면서 자중지란에 빠진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전날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친윤석열)계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 충돌한 데 이어, 이날은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까지 한 대표의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수도권 5선의 윤상현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당원 게시판 논란에 관련, "대표가 빨리 정치적으로 매듭지어야 한다"며 "당원 눈높이에서는 '가족이냐 아니냐' 이걸 알고 싶어 한다. 만약 (게시글 작성자가) 가족이라면 사과하고 빨리 다음 단계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시간을 끌수록 분열이 일어나고 탄핵을 부른다"라며 "민주당이 초래하는 게 아니라, 우리 내부의 자중지란 분열에 의해서 잘못된 정치적 상황으로 갈까 봐 대단히 두렵다"라고 우려했다.
수도권 초선의 김용태 의원도 KBS 라디오에서 "대표께서 일을 키우시는 거 아닌가"라며 "지금이라도 의혹에 대해서 해명할 일이 있으면 해명하고, 사과해야 할 일이 있으면 대표이자 리더, 지도자로서 사과하고 넘어가면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 전날 한 대표가 당원 게시판의 익명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당원 게시판은 일반 아고라 같은 곳이 아닌 정당 게시판"이라며 "사실에 대한 비판은 있을 수 있지만, 지도자나 여당 의원들을 향해 희화화하거나 조롱하는 건 익명성이라는 이름으로 합리화하는 것은 조금 다른 부분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필요한 감사나 조사가 필요하다"고 반문했다.
TK 홍준표 대구시장도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에 대해, "나쁜 짓 해놓고 '누구 죽이기'로 뒤집어 씌우는 건 야당 누구 수법이라고 봤는데, 우리당(국민의힘)에도 똑같은 수법이 나오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적대적 공생관계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나쁜 놈들 전성시대"라고 비꼬았다.
친한(친한동훈)계 측에서 "한동훈 대표에 대한 공격" "한동훈 죽이기" 등 한 대표 흠집 내기 공세로 규정하는 데 대한 비판으로 해석된다.
반면, 친한계는 당원 게시판 논란을 키우는 정치적 목적이 '한동훈 끌어내리기'에 있다고 주장하며 방어막을 치고 있다.
장동혁 최고위원은 SBS 라디오에서 "(이번 논란을 통해 지적된) 당원 게시판 시스템을 바꾸는 일들을 하고 있는데, 계속 공격하는 것은 결국 한 대표의 리더십을 떨어뜨리기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장 최고위원은 "길게 보면 내년 전당대회를 포함해 당의 헤게모니 장악을 위한 싸움이 시작된 것이고, 최종타깃은 한동훈 대표의 리더십"이라며 "수사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입장을 표명했을 때 그분들은 믿지 않을 거고, 계속 다른 문제를 제기하면서 또 다른 답변을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도 CBS 라디오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은) 합리적인 의혹 제기가 아니라 공격"이라며 논란이 된 게시글을 전수조사한 결과 "특별히 문제 되는 글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주 의원은 당원 게시판 논란에 대해 '대표 흔들기'라고 밝힌 한 대표의 입장에 동의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동의한다"며 "어떤 의혹을 제기할 때는 팩트에 근거해야 하는데, 이미 아닌 걸로 밝혀진 걸 가지고 자꾸 이야기한다"고 비판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선 당혹스러운 기류가 감지되는 모습이다.
민주당 이 대표가 위증교사 사건 1심에서 기대와 달리 ‘무죄’를 선고받은 데다, 당원 게시판 논란으로 촉발된 당 내홍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야당의 거세질 탄핵 공세에 대비해 당 지도부가 자중지란에 빠질 게 아니라, 단일대오로 나설 때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김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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