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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대통령감 없다” 36%… 중도층의 선택은?..
정치

“대통령감 없다” 36%… 중도층의 선택은?

김상태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5/01/19 16:24 수정 2025.01.19 16:24
보수 33.8 중도 27.8 진보 26.2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이재명 > 김문수 > 오세훈

지난해 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47일, 첫 체포영장이 발부된 지 19일 만에 현직 대통령 구속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현실화된 가운데, 차기 정치 지도자 즉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은지 물은 결과, 의견을 유보한 응답이 36%로 가장 높았다.
또 ‘보수’와 ‘중도’의 비율이 각각 7%p, 3%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이뤄진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 31%,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7%, 홍준표 대구시장 6%,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6%, 오세훈 서울시장 4%,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2% 순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대표가 1위를 유지했지만,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직후인 지난달 17~19일 갤럽 조사(37%) 때보다 6%p(포인트) 떨어졌다.
다만, 전체 응답자 중 36%가 ‘지지 인물 없음’ ‘모름’ 등 의견을 유보했다.
이는 조기 대선 가능성이 현실화되고는 있지만, 국민들 다수가 아직 대통령감을 정하지 못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의견 유보’ 응답은 중도층에서 두드러졌는데 전체 중도층의 44%를 차지했다.
지난달 17~19일 조사 때 중도층의 34%가 의견을 유보했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달 새 10%p 늘어난 셈이다. 이에 대해 여론조사 전문가는 “중도층의 절반 가까이가 탄핵 국면에서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여야가 어떻게 정국을 주도하느냐에 따라 여론조사 결과는 계속 출렁일 것이다”고 해석했다. 이어 “중도층의 상당수도 여전히 유동성을 보이고 있어, 향후 전개되는 정치 과정과 대선 주자들의 출현 과정 등에 따라 변화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중도층의 민심(民心)은 한 달 사이에 많은 변화 조짐을 나타냈다.
실제로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추월하며, 골든크로스를 이뤄냈기 때문이다.
이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39%)이 민주당 지지율(36%)을 3%p 차이로 역전했다.
‘전국지표조사(NBS)’에서(13일~15일)도 국민의힘 지지율(35%)이, 민주당 지지율(33%)을 2%p 차이로 앞섰다. 두 조사 모두 전화면접 조사였다.
이 같은 지지율 변동의 요인 중 하나로 중도층 내부의 변화를 볼 수 있다.
중도층을 따로 떼서 분석하면, 지난달 3~5일 실시한 갤럽 조사에서 중도층의 38%가 민주당을, 19%가 국민의힘을 지지했다.
지난달 17~19일 갤럽 조사에서도 중도층의 46%가 민주당, 13%가 국민의힘을 지지하며 격차가 벌어졌다.
하지만 새해 들어 격차가 급격하게 줄었다. 1월 7~9일 조사에서 중도층의 35%가 민주당을, 24%는 국민의힘을 선택했다.
이번 조사에서도 중도층의 37%가 민주당을, 28%는 국민의힘을 꼽았다.
이에 대해 여론조사 전문가는 “계엄 선포 사태 파장이 상당히 오래갈 것으로 봤는데 예상 밖의 흐름이 나타났다”며 “여당이, 경제· 일자리 등 민생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면서 안정과 호감을 주면 더 많은 중도층을 포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중도층 가운데 25%가, ‘현재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거나 ‘모른다’고 답한 부분을 주목했다.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보수·진보를 오가는 중도층과 자신의 의견을 숨기는 중도층을 얼마만큼 전략적으로 공략하느냐가 여야 싸움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도층의 지형 변화는 지난달 14일 민주당이 주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서 탄핵소추한 데 이어, 27일 한덕수 국무총리까지 탄핵소추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한 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 대통령 체포 영장 집행을 두고 불법에 불법을 더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이재명 민주당의 무자비한 입법 폭주가 여론 흐름에 변화를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론조사 전문가는 “최근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세는 민주당의 일방 독주에 대한 반사이익과 보수층 결집이 작용한 측면이 매우 크다”며 “국민들은 탄핵소추 이후 민주당을 수권 정당으로 생각하는데, 민주당은 계속 윤 대통령과 싸우기만 하는 모습을 보이니 국민 눈높이와 맞지 않게 된 측면이 있다”라고 진단했다.
박성민 정치컨설런트는 “170석의 압도적 의석을 가진 민주당과 ‘차기 대통령 이재명’의 결합에 대한 대중의 두려움이 반영된 것이다”라고 진단하면서 ‘이재명 포비아(공포증)’를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또 이 조사에서 자신의 정치 성향을 ‘보수’라고 응답한 비율은 33.8%, ‘진보’는 26.2%, ‘중도’는 27.8%, ‘모름·무응답’은 12.3%로 나타났다. 지난달 17~19일 조사와 비교해 ‘보수’와 ‘중도’의 비율이 각각 7%p, 3%p 증가한 것이다.
이는 위기감을 느낀 보수 지지층과 중도 보수가 결집하며 여론조사에 적극 참여하며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견제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선 이 같은 보수 우위 흐름이 ‘반(反) 이재명’ 정서에 따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가장 큰 이 대표에 대한 지지가 정권교체 여론보다 적은 점이 주목을 끌고 있다. 김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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