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이후 9.1%p 증가
정치적 성향 ‘보수’ 30.7%
우리 국민 유권자의 정치적 성향이 보수와 진보로 양극화되어 있는 가운데, 중도층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나 조기 대선을 치르게 된다면 결정권은 중도층이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앞으로 이들의 행보가 ‘정권 연장’ 혹은 ‘정권 교체’에 결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된다.
KPI뉴스가 리서치뷰에 의뢰해 지난 2, 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각 개인의 정치적 성향을 조사한 결과, 자신이 ‘보수성향’이라고 답한 비중이 30.7%로 나타났다.
반면 ‘진보성향’은 22.7%로, 보수성향 응답자가 8% 더 높았다. 하지만, 응답자의 42.1%가 '중도성향'이라고 답해 가장 많았다. 이는 상당한 유권자가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양극화된 특정 진영에 대입시키는 것을 꺼려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적 성향이 보수라고 응답한 비율은, 이 조사의 1월 1주차 34.3%→ 2주차 35.7%→ 3주차 35.4→2월 1주차 30.7%로, 등락세를 보이다가 30%대 초반으로 하락했다. 정치적 성향이 진보인 경우는 1월 1주차 26.9%→ 2주차 24.8%→ 3주차 26.8→2월 1주차 22.7%로, 20%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반대로 정치적 성향이 중도라고 답한 중도층은, 1월 1주차 32.6%→ 2주차 33.0%→ 3주차 33.0→3월 1주차 42.1%로, 30% 초ㆍ중반대를 보이다가, 설 연휴 이후 9.1%(p) 증가했다.
이는 헌법재판소(헌재)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절차에서 보여준 정치적 편향성과 거대 야당의 무자비한 폭주 영향으로 분석된다.
성별 정치적 성향을 보면 남성은 중도 47.3%, 보수 28.0%, 진보 20.4%로, 중도층이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여성도 중도가 37.1%로 가장 높았지만, 보수 34.4%, 진보 25.0%로 여성에서는 보수적 사고를 가진 비중이 더 높았다.연령대별로는 청년층인 30대에서 중도층은 52.2%로 가장 높았고, 우리 사회의 대표적 4050세대인 40대에서 43.7%, 50대 45.9%로 나타나 상징적 진보적 성향 동력이 중도층으로 이탈한 모습을 보였다. 중도층은 20대에서 40.2%, 60대 38.2%, 70세 이상 32.9%로, 고령층으로 갈수록 중도층 비율은 다소 떨어졌다.
권역별 서울에서 ‘보수성향’이 27.1%로, ‘진보성향’ 20.4%보다 더 많았지만, 중도층은 49.4%로 절반에 이르렀다.
경기/인천은 보수 33.5%, 진보 19.8%, 중도 41.9%로, 보수가 많았지만 중도층이 가장 높았다. 대전/충청/세종은 보수 27.8%, 진보 24.5%, 중도 42.6%로, 보수와 진보가 엇비슷했지만 역시 중도층이 많았다. 진보성향인 강한 광주/전라는 보수 19.1%, 진보 33.6%, 중도 37.7%로, 중도층이 가장 높았다.
보수성향인 강한 대구/경북은 보수 38.7%, 진보 18.5%, 중도 37.9%로, 보수가 가장 많았다. 부산/울산/경남은 보수 35.1%, 진보 26.7%, 중도 35.8%로, 보수와 중도가 엇비슷했다.
지지 정당별 국민의힘은 보수 58.4%, 진보 5.2%, 중도 33.2%로, 보수 색채가 가장 높았다. 개혁신당은 보수 17.3%, 진보 21.3%, 중도 53.9%로, 중도 색채가 매우 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보수 11.2%, 진보 40.4%, 중도 44.8%로, 진보와 중도가 엇비슷했다. 조국혁신당은 보수 15.6%, 진보 14.7%, 중도 65.2%로, 중도 색채가 가장 높았다.
정권 연장을 위한 여당 당선에선 보수 55.9%, 진보 5.2%, 중도 34.5%로, 보수가 가장 높았다. 정권 교체를 위한 야당 당선에선 보수 12.9%, 진보 36.1%, 중도 47%로, 중도가 가장 높았다. 직업별 기타/무직(38.8%), 농림축산수산업(37.4%), 전업주부(35.3%)에서는 보수가 가장 높았고, 자영업(43.5%), 블루칼라(46.1%), 화이트칼라(49.6%), 학생(40.0%)에서는 중도층이 가장 높았다.
여론조사 전문가는 “조기 대선이 ‘보수 대 진보’, 양당 구도로 진행될 경우 중도층의 선택이 결국 승부를 결정지을 것이다”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ARS 전화조사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이며, 응답률은 6.6%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정치권에서는 한국의 극단적인 정치 양극화로 여야 모두 ‘조율’과 ‘합의’를 기반으로 두는 정치의 본래 목적을 상실하고, 갈등을 부추기는 적대 정치를 고수해 현재와 같은 정치 지형이 탄생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조기 대선을 치르게 된다면 결정권은 중도층이 갖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힘 안철수 의원은 지난 4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제가 여러 차례 대선을 치러 봤지만, 이번 대선의 특징은 좌우 진영의 지지자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한 신념으로 단단히 결집해 있다는 점"이라며 "이렇게 강하게 뭉친 경우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좌우에서 어떤 후보가 나오든 지지층의 표는 거의 동일할 것"이라며 "결국 이번 대선에서 결정권은 중도층이 가지고 있다. 중도층에 좀 더 소구력 있는 후보를 내는 정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진단했다.김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