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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라는 질문, 국민이라는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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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라는 질문, 국민이라는 대답

일간경북신문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6/06/14 15:31 수정 2026.06.14 15:32
최홍배 국립한국해양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

6월이다. 호국보훈의 달이다.

그런데 이 6월, 독도는 어디에 있는가. 현충일 추모식장에서 독도를 말하는 목소리는 드물다.

선거가 끝난 지금, 그토록 많던 공약 속에서 독도를 진지하게 다룬 후보를 기억하는 사람도 많지 않다.

독도는 늘 그렇게 뜨겁게 달아올랐다가 소리 없이 식는다. 분노는 짧고 망각은 길다.

6월 15일은 남북정상회담 공동선언이 발표된 날이다. 그 시절 남북이 손을 맞잡았을 때 가슴 한구석이 뭉클했다.

당시 북한도 일본의 영유권 주장에 서슬 퍼런 비판을 쏟아내며 독도를 민족의 영토로 못 박았다. 적어도 독도 앞에서만큼은 남과 북이 한마음이었다. 그 목소리는 뜨거웠고 그 다짐은 단호했다.

지금은 다르다. 북한이 대남 노선을 바꾸면서 독도에 대한 언급을 뚝 끊어버렸다.

그토록 뜨겁게 독도를 외치던 목소리가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독도가 남한 관할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이다.

민족의 영토라는 거창했던 약속도 결국 정치적 필요에 따라 언제든 접어둘 수 있는 카드였던 셈이다.

씁쓸하다. 그러나 더 씁쓸한 것은 따로 있다.

우리 마음속에 슬그머니 자리 잡은 안일함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조용한 외교'라는 말 뒤에 숨어 지냈다.

독도는 이미 우리 땅인데 굳이 시끄럽게 만들 필요가 있느냐고. 실리적으로 분쟁을 피하자는 취지였으니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 조용함이 어느새 차갑고 무거운 무관심으로 변해버린 것은 아닐까. 우리는 정치권과 국가가 독도 문제에 미온적이라며 야속해한다.

외교 무대에서 독도가 외면당할 때마다 분통을 터뜨린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자책감이 밀려온다. 우리가 평소에 이 문제를 끈질기게 묻지 않았기 때문은 아닐까.

여기서 우리 자신을 잠시 들여다보자. 정치인들의 눈길은 당장 표가 되는 곳으로만 향한다. 선거철 재래시장에서 상인의 손을 잡고 눈물짓는 정치인은 많다.

그러나 평소에 독도 교육 예산을 조용히 챙기는 이를 찾기는 어렵다. 당장 내 집 앞 도로 포장에는 목소리를 높여도 저 멀리 동해 바다 외딴섬의 불이 꺼지는 것에는 눈길을 주지 않는 우리의 일상과 닮아 있다.

정치권에 독도는 평소에는 귀찮은 짐이고 선거 때만 잠시 꺼내 드는 애국심 마케팅 상품이 되어버렸다. 그 책임을 정치인에게만 돌리기에는 우리의 무관심이 너무 오래되었다.

우리가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눈을 돌리는 사이 일본은 무서우리만치 차분하고 치밀하게 움직이고 있다.

교과서를 바꾸고 도쿄 한복판에 영토 전시관을 넓힌다. 지금 자라나는 일본의 아이들은 "독도는 빼앗긴 일본 땅"이라는 말을 철석같이 믿으며 어른이 될 것이다.

그 아이들이 외교관이 되고 학자가 되고 정치인이 된다.

반면 우리의 아이들에게 독도는 어떤 섬인가.

교과서 한 귀퉁이의 섬인가 아니면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할 우리의 살아 있는 땅인가.

그 대답이 흐릿하다면 우리는 이미 무언가를 잃고 있는 것이다.

최근 전 세계에서 들려오는 전쟁 소식은 참혹하고 두렵다.

법과 정의가 빤히 존재하는데도 결국 차갑고 무거운 힘의 논리가 세상을 움직인다.

저 멀리 해협의 갈등이 순식간에 우리 집 식탁 물가를 위협하는 것이 냉혹한 현실이다.

영토는 국가의 살갗이고 역사는 핏줄이다. 살갗이 벗겨지고 핏줄이 마르면 경제라는 화려한 옷을 입은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이제 소박한 일상에서부터 질문을 시작해보면 어떨까.

우리 동네 국회의원은 왜 독도 교육에 관심이 없는지 왜 독도 홍보관의 불이 꺼져가는지 다정하지만 서늘하게 따져 묻는 것이다.

"당신은 왜 독도 앞에서 침묵합니까"라는 우리의 간절하고 끈질긴 질문들이 모일 때 정치권의 무거운 엉덩이도 비로소 움직일 것이다.

국민의 질문이 멈춘 자리에서 정치의 책임도 함께 멈춘다.

독도는 외로운 바위섬이 아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고 지켜낼 것인지 끊임없이 던지는 눈물겨운 질문이다.

주인이 먼저 침묵하는 순간 독도는 손에 쥐여 있을지라도 마음에서 먼저 멀어진다.

침묵을 깨는 것은 거창한 일이 아니다. 6월의 이 조용하고 간절한 물음 하나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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