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일간경북신문

<한국의 편액>, 대한민국 최초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
사람들

<한국의 편액>, 대한민국 최초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기록유산으로 등재

박인호 기자 입력 2016/05/23 14:06 수정 2016.05.23 14:06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소장하고 있는 <편액>이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안동시(시장 권영세)와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이용두)은 2015년 10월 31일, 189개 문중과 서원에서 기탁한 550점의 편액을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기록유산으로 등재를 신청했고, 엄정한 심사를 거쳐 2016년 5월 19일 등재를 확정지었다.
 지난 5월 17일부터 베트남의 고도古都 후에[Hue]시에서 열린 제7차 아시아·태평양 기록유산위원회(MOWCAP) 총회에서 한국국학진흥원이 신청한 ‘한국의 편액’이 아시아·태평양 기록유산으로 등재를 확정했다. 이로써 한국국학진흥원의 <한국의 편액>이 한국 최초로 등재되는 쾌거를 이뤘다. 
 현재 MOWCAP 사무국은 홍콩에 있지만, 2015년 12월 9일 광주광역시 소재의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아시아태평양 세계기록유산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해 사무국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으로 이전하기로 합의한 바 있었다. 이 합의에 따라 이번 7차 총회에서는 MOWCAP의 사무국을 한국으로 이전하는 결정을 재확인했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는 6월 말~7월 초에 사무국의 개소식을 열 예정이다.
 현재 의장국은 중국이며(의장 이명화李明華. 현 중국 국가기록원 원장), 한국은 부의장(부의장 김귀배. 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문화커뮤니케이션팀 팀장)으로, MOWCAP 사무국의 국내 설치를 계기로 한국에서도 아·태기록유산의 등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 질 것으로 기대된다.
 주거공간의 편액에는 선현의 정신적 가치를 담고 있으며, 추모 공간은 선현의 학덕을 추모, 존경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교육 공간에는 조상과 선현의 교육 이념을 담고 있으며, 수양 공간은 복합적인 의미를 지니지만 대체로 유유자적하는 선비들의 여유와 풍류를 의미를 담은 글씨를 게재한다.
 한국에서 편액은 삼국시대부터 사용한 것으로 짐작할 수 있으며, 충남 공주의 마곡사의 <대웅보전大雄寶殿>, 전남 강진 백련사의 <만덕산백련사萬德山白蓮寺>의 편액 글씨가 통일신라시대 김생(金生. 711~?)의 글씨로 알려져 있어, 통일신라시대에 이미 편액이 널리 사용된 것을 알 수 있다.
 편액의 글씨는 조선시대 선비들의 생활과 사유체계를 표현한 것으로, 은둔과 이상사회의 추구, 학문을 통한 사회적 모순의 극복, 수양을 위한 내면세계를 추구하고자 한 조선 선비문화와 선비 정신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 글씨는 당대의 국왕, 명필, 문인·학자들이 남긴 것으로, 필적 안에는 제작 당시의 시대정신과 가치관, 서예가의 예술혼이 담겨 있다.
 종합적으로 편액은 유학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동양의 전통 인문정신과 글씨의 예술적 가치가 동시에 포함된 상징물이다.
  각각의 편액은 단 하나 밖에 없는 유일본이다. 같은 글씨도 없으며 더 이상 생산될 수도 없어 훼손되면 영원히 사라질 수밖에 없는 기록물이다. 모든 편액은 제작 당시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제작 당시부터 외부와 노출된 공간에 전시되어 있어 언제나 도난과 훼손, 화재 등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다.
 일부는 오래된 제작 시기로 더 이상 게시할 수 없는 것도 있고, 이미 건물은 사라져 더 이상 게시될 수 없는 편액들도 있다. 등재된 550점은 부분적인 훼손이 진행된 것도 있으나 대부분은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한국국학진흥원에 기탁된 이후 안정화 작업을 거쳐 수장고에 보존하고 있어, 현 상태에서 더 이상 훼손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안동시에서는 지난해 등재된 유교책판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한 후속 조치로 올해 1주년 기념사업으로 유교책판 특별기획전과 학술회의를 준비하고 있으며, 훈민정음 해례본의 복각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한국국학진흥원에는 <유교책판>과 <편액>을 포함해 약 43만여 점의 기록유산을 소장하고 있으며, 한국 최대 국학자료 소장기관이다. 귀중한 기록유산을 단순히 보존하는 차원을 넘어 이를 정리·연구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노력을 할 것이다.
  <유교책판>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편액>의 아·태기록유산 등재는 한국 기록문화의 우수성과 다양성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안동시와 한국국학진흥원에서는 향후 보다 많은 기록유산의 등재를 추진해 우리문화의 우수성을 대내외에 홍보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일간경북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