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페루와 정상회담… '최고 대십자훈장'도 받아
박근혜 대통령과 오얀타 우말라 (Ollanta Humala) 페루 대통령이 20일 오전(현지시각) 페루 리마 대통령궁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중남미 4개국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두 번째 방문국인 페루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국산 경공격기인 FA-50의 수출문제를 포함한 방위산업 협력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페루 정부로부터 '최고 대십자훈장'도 받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페루 리마 대통령궁에서 오얀타 우말라 페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및 경제·통상 협력 확대방안, 지역·국제 협력방안 등에 대해 협의했다. 양국은 2011년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고 2012년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관계다.
◇방위산업 등 고부가가치 산업분야로 협력다각화 논의= 양 정상은 이날 방위산업·전자정부·치안·보건의료·인프라 등 고부가가치 산업분야로 양국협력을 다각화하는 방안에 관해 논의했다.
특히 페루에서 공동생산하는 국산 기본훈련기인 KT-1P의 1호기를 이번 방문을 계기로 생산하게 된 것과 관련해 페루가 추진 중인 다목적 고등훈련기(경공격기) 사업의 협력방안도 협의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20억달러 규모의 페루의 경공격기 구매사업에 국산 경공격기인 FA-50을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상황이다. 올해 하반기에 결정되는 이 사업에는 현재 러시아·이탈리아·중국 등이 함께 경합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회담에서 KT-1P 공동생산과 관련해 "이러한 성취는 일찍이 마추픽추를 건설한 페루인의 과학기술 DNA와 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우말라 대통령 정부의 의지가 만들어낸 성과"라고 언급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또 "고등훈련기 사업을 통해 양국의 항공협력이 초음속 첨단 항공기로 심화·발전되기를 기대한다"며 페루 측의 협력을 요청했다. 우말라 대통령은 해당 사업에 대해 "양국 간 진행 중인 협력방안 논의가 잘 진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담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우리 두 정상은 한국훈련기 KT-1P 현지 공동생산 사업이 고부가가치 협력사업의 모범 사례로서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점에 공감했다"며 "페루가 추진 중인 다목적 고등훈련기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필요한 협력을 지속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양국이 함께 추구하는 미래지향적인 협력의 상징이자 항공산업의 비약을 바라는 페루 국민들의 꿈의 실현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양 정상은 이날 양국이 체결하는 전자정부 양해각서(MOU)를 통해 전자정부 협력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현재 페루 정부가 검토 중인 한국 순찰차의 추가 도입 및 통합치안통신망 구축사업 등 치안분야의 협력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경제분야와 관련해서는 전력 및 스마트그리드 협력과 수자원관리 협력 등 페루의 '국가발전전략 2021'에 따른 인프라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페루 측이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가 참여하기로 결정할 경우 적극 지지해줄 것을 요청했다.
보건·의료분야의 경우 이번 방문을 계기로 체결한 한국에 대한 위생선진국 지위 인정, 원격의료 협력 MOU, 보건협력 약정 MOU 등을 통한 협력을 논의했다.
우말라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한국은 최근 수십 년 만에 매우 높은 수준의 발전을 이룬 국가로서 그 경험이 페루에 각별히 유익할 것"이라며 "저는 저희 가족과 한국에서 6개월간 살았다. 한국의 국민이 얼마나 열심히 일을 하는지, 얼마나 발전을 갈망하면서 그 일을 추진하는지를 저는 봐왔다"고 말했다.
◇양국 20건 협력 약정 및 MOU 체결…양 정상 서로 최고 훈장 수여= 양국은 이날 회담 이후 두 정상이 참석한 ▲보건 협력 ▲전력산업 ▲과학기술 혁신 및 창조경제 ▲세관 협력 ▲전자정부 등 5건의 MOU 체결식을 비롯해 총 20건의 협력 약정 및 MOU를 체결했다.
양 정상은 이날 최고의 예우를 표시하는 차원에서 서로 훈장도 수여했다. 이번 훈장 교환은 우말라 대통령이 요청하고 박 대통령이 화답해 이뤄진 것으로 페루 정부는 박 대통령에게 최고 대십자훈장을 수여했고 우리 정부는 우말라 대통령에게 무궁화대훈장을 전달했다.
페루 '최고 대십자훈장(Gran Collar)'은 1821년 페루의 독립영웅인 산 마르틴 장군이 독립유공자를 치하하기 위해 제정한 것으로, 페루 최고등급의 훈장이다.
박 대통령은 또 이날 페루 국회의사당에서 역시 최고 등급인 국회 대십자훈장'(La Medalla de Honor en el Grado de Gran Cruz)'을 받아 페루 정부와 국회로부터 각각 최고 훈장을 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