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주인이 16년만에 바뀌는 대형 블록버스터가 탄생했다.
영향력이 검증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하지만 흥행 여부는 불투명하다. 시작 전부터 ‘먹튀 매각’ 지적이 쏟아졌다. 때문에 홈플러스 매각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엊그제 홈플러스 대주주인 영국 테스코는 홈플러스를 7조2000억원에 MBK파트너스로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다.
노조는 곧바로 목소리를 높였다. “테스코의 매각과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는 먹튀자본과 투기자본이 결합한 최악의 기업매각 사례”라고.
덧붙였다. “테스코가 비밀매각을 고수하고 매각 가격을 높이기 위해 투기자본으로의 매각을 추진했으며 1조원대의 거액 배당을 추진하는 꼼수를 부렸다”며.
이미 시장은 시끄럽다 ‘5조원에 가까운 매각차익을 실현하게 됐지만 테스코는 최악의 먹튀 자본이 될 것’이라는 소문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난해 대형마트의 비정규직 직원들의 부당해고 내용을 담은 영화 ‘카트’가 재현될지도 모른다는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1996년 프랑스 까르푸가 설립한 한국까르푸는 2006년 이랜드에 팔려 홈에버가 됐다. 2008년에는 다시 홈플러스에 피인수 돼 최근의 홈플러스테스코가 됐다. 카트는 2007년 이랜드로부터 정리해고 당했던 홈에버 노동자들의 512일 장기파업이 뿌리가 됐다.
남의 일이 아니다. 2만명이 넘는 홈플러스 근로자들은 생존권이 걸려 있다. 하루 아침에 길 바닥에 나 앉을 수도 있다. 아직 단정 짓기는 어렵다. 하지만 구조조정이나 인력재편 등 후폭풍은 예견된다.
새 주인 MBK파트너스는 보통 3~5년 사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사모펀드다.
홈플러스를 사들인 후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가차 없이 처낼 것이라는 게 노조가 두려워하는 이유다.
그런데 할 수 있는 게 없다. MBK파트너스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 뿐, 별다른 대안이 없다. 농성이나 부분파업을 할 수 있다. 시선이 고민된다. ‘밥그릇 챙긴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목소리를 냈다. 노조는 “MBK파트너스에 홈플러스의 실추된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고 노사간 불신을 해소해 새로운 출발을 하자”고 요구했다. 낮은 소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