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순 아이러브안과 대표원장
‘스마트 건강’의 시대다. 현대인은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건강상태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되었고, 구글이나 애플 앱스토어에는 각종 건강을 관리하는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앱)이 배포되고 있다. 필자는 안과 의사로서 시력교정을 주력으로 하니, 자신의 눈 상태를 관리해주는 앱, 노안이나 백내장이 어느 정도 진행되었는지 판단해주는 앱 같은 것을 개발한다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그렇지만 디지털 세상이 아무리 발전하고 의학이 비약적인 성장을 한다고 해도 ‘노화’라는 딜레마를 극복하기에는 아직 어렵다. 피부, 외형, 척추, 관절과는 달리 눈은 안티에이징이 사실상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이다.
노안이나 백내장은 시작되는 순간부터 일상생활에 엄청난 불편을 가져다준다. 일단 눈이 침침해지고 개인에 따라 원거리, 근거리가 잘 보이지 않아 여러 가지 실수를 하게 만든다. 삶을 활력 있게 살고자 하는 중장년층에게 이러한 불편함과 실수들은 삶에 대한 의지를 낮추고, 소극적으로 행동하게 만든다. 물방울이 떨어져서 바위를 깎듯 누적의 힘은 생각 외로 크게 작용한다.
세월이 흐르면서 끊임없이 혹사시켜 온 수정체가 끝까지 수정처럼 맑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리고 노안만 해결하면 끝이 아니라 언젠가 반드시 백내장이 찾아온다. 50대 이상에서는 60%, 60대에서는 70%, 65세 이상에서는 100%에 가까울 정도 매우 흔한 안질환이 바로 백내장이다. 그러므로 대한민국에서는 노안과 백내장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노안수술이 절실히 필요했다.
현재와 달리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학계에서조차 노안수술과 백내장수술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았다. 모두가 “글쎄”라고 의심을 할 때, 필자는 과감하게 노안분야에 대한 연구소를 설립하고 연구를 시작했으며 세계의 석학들에게 연락해 교류를 제안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독일의 하이델베르크 대학병원 안과클리닉의 종신 안과병원장 게어드 아우파트(Gerd U Auffarth) 교수와의 인연은 큰 변화를 이끌었다. 독일은 세계적으로 노안수술에서 엄청난 성과를 보이고 있는 나라이며, 아우파트 교수는 그 중에서도 단연 정상에 있는 석학이다. 본원이 시력교정에 있어서 큰 성장을 이루어낸 것은 남들보다 한 발 더 앞서고, 학술적 교류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의학계는 이미 생명연장의 목표를 충분히 이뤘으며, 이제는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점차 선회하고 있는 중이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중장년층의 삶 역시 일대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는데, 자녀들을 위해 모든 것을 투자하는 삶을 거부하고, 자신에게 투자하면서 멋진 황혼을 즐기는 ‘통크족’들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희생과 봉사만이 부모의 길이라 생각했던 자녀들에게는 당혹스러운 일이겠지만 필자는 중장년층이 계속해서 ‘통크족’이 되어가기를 희망한다. 원래부터 안경을 착용하던 분들의 시력교정 상담이 점점 늘고 있는 실정을 감안하면, 돋보기안경은 그들의 활기찬 라이프스타일에는 맞지 않는 것 같다. 통크족들에게 노안수술이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