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수성경찰서 방범순찰대 수경 류용현
지난 4월18일 세월호 1주기 집회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한쪽에서는 추모의 열기가 가득했으나 다른 한편에서는 크고 작은 불법행위로 인해 추모 의미가 퇴색될까 우려스러웠다. 입대 전 느낀 세월호의 아픔은 입대 후에 바라보니 변질된 시위 문화로 인해 더 마음 아프게 다가왔다.
집회는 헌법 21조에서 보장하는 자유다. 다수의 사람들이 공동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일정한 장소에 일시적으로 집합하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집회·시위에서 각각의 이유로 인한 아픔과 슬픔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하지만 불법적이고 변질된 집회에 대해서는 공감하지 못한다.
1년 5개월의 복무 기간 중 지역을 불문하고 수많은 집회·시위 관리에 참여했다. 하지만 너무 쉽게 질서유지선을 침범하고 도로를 점거해 차량의 통행을 방해하는 등 시민들에게 불편을 초래하는 모습에 큰 실망을 했다. 전역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이 선을 지키지 못하는 사회라는 생각에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질서유지선은 실무상 폴리스라인이라고도 하며 적법한 집회 및 시위의 보호와 교통소통을 위해 필요 최소한의 범위로 설정한 선이다. 우리는 이 선이 집회를 억압하기 위한 선이 아니라 시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선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불법 집회·시위의 근절을 위해서는 폴리스라인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억압의 선이 아닌 보호의 선이라는 인식의 전환과 질서유지선의 침범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함으로써 폴리스라인의 권위가 확립돼야 한다.
예컨대 폴리스라인을 침범했을 때 영국은 벌금형 또는 3년 이하의 금고형을, 미국은 지휘를 막론하고 현장에서 체포한다. 이러한 엄정 대응은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각자의 자유를 누리고 있는 타인에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배려라고 생각한다.
선진 집회 문화의 정착을 위해서는 국가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국민 모두 합심해 질서를 지키는 집회·시위야말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선(線)을 지키는 것이 선(善)한 집회 문화를 정착과 더불어 선진 집회 문화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