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병탁씨, 중고자전거로 美 횡단 성공
중고 자전거 한 대와 단돈 100만원으로 미 대륙 횡단에 성공한 천병탁씨(23)의 환영식이 11일 모교인 대구 영진전문대학 도서관 시청각실에서 열렸다.
이날 환영식에는 천씨가 속한 이 대학 전자정보통신계열 재학생과 교수 등 300여명이 함께해 그의 횡단을 축하하며 꽃다발을 증정했고 대학에선 장학금을 전달됐다.
이어 천씨가 지난 6월 6일 미국 LA를 출발해 뉴욕을 도착하기까지 6500㎞ 여정의 경험을 현지서 촬영한 사진과 함께 생생히 소개했다.
천씨는 폭우 속 라이딩에 현지 트럭기사가 차를 태워주고 옷까지 챙겨준 사연, 몇 차례 숙식 신세를 진 미국 소방대, 한국하면 몰라도 강남스타일로 통하는 현지인과의 만남. 그랜드캐년의 감동과 자전거에 단 태극기를 알아보고 반겨준 현지 교포, 종주를 앞두고 도난당한 자건거, 그러나 숙소를 제공해 준 현지인이 자전거를 흔쾌히 빌려줘 완주할 수 있었던 에피소드 등 힘들었지만 가슴 뭉클한 도전기를 학우들과 함께 나눴다.
그는 자전거를 탄지 75일 만인 지난달 21일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도착했다. 당시 "병탁아 정말 고생했어 힘들었지 그러나 당당히 해냈다"라는 말로 자신을 스스로 격려할 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고 회상했다.
"이번 종주에서 가슴 따뜻한 사람들, 열정이 가득한 분들을 만나는 등 소중한 경험들을 했다"는 그는 "더 넓은 곳을 보려면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올라가기 전에 겁을 먹는다. 나는 기본이 안돼서 못해, 기본부터 해야지 생각하는데, 깊게 생각하는 것 보다 그냥 시작부터 하면된다"는 말로 종주 소감을 마무리했다.
대구 영남공고를 나온 천병탁씨는 2012년 영진전문대에 입학해 한 학기를 마치고, 군에 입대해 복무 중에 미국 횡단을 결심했다. 횡단 비용은 군 하사로 근무하며 받은 월급과 제대 후 치킨가게에서 아르바이트로 모았다.
"돈이 많으면 여행의 본질이 희석된다"고 생각하는 천씨는 부모님이 주는 돈을 사양하고, 오히려 자신이 모은 돈 중에서 항공료와 여비 100만원을 뺀 나머지는 부모님께 전했단다.
천씨의 미국 횡단을 페이스북 매일 봐 왔고 이날 함께 자리한 배수현(1년)씨는 "천병탁 학우의 횡단을 보고 정말 간절함이 있다면 이루어지지 못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열정만 있다면 못할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하루였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학생 김철현(1년)씨 "학우의 미국횡단 6500㎞라는 경험담을 듣고 몸에 전율이 흘렀다. 같은 나이지만 그 동안 나의 지나온 시간들을 되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과 자신을 믿는 마음과 어려운 선택을 통해 도전하는 정신, 그리고 의견에 반하는 사람들을 설득하고 이뤄내는 그런 하나하나가 정말로 멋있고 많은 배움을 얻었다"고 밝혔다.
천병탁씨의 다음 목표는 유럽이나 아프리카를 자전거로 달리며 더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고 세계의 문화와 자연을 경험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