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자전문 Bill 플러스 회장
우리 속담에 ‘빈 수레가 더 요란하다’는 말이 있다. 가치투자를 하는 투자자들은 이 속담을 가슴속에 새겨두어야 한다. 투자자들은 테마주라고 불리는 주식을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정치·연예·레저·과학기술·부동산 등 다양한 종류의 테마주가 있다. 일반적으로 테마에 속한 종목들은 주가가 빠르게 성장하거나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다. 예를 들면 정부가 특정 분야에 과학기술을 지원할 계획을 발표하면 관련 기업의 주가가 오른다. 이에 투자자들은 이런 기업의 주식을 사들여 차익을 남기곤 한다.
주식투자자가 이런 테마주만을 바라보고 그 주식을 사는 것이 가치투자에 부합되는 것일까? 가치투자는 기본적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주식을 사들이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테마주에만 관심을 두고 투자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왜냐하면 투자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있는 테마주는 오랜 시간이 흐르면 다시 주가가 떨어지는 경향이 높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주식을 갖고 있는 것보다는 오로지 타이밍에 맞춰 매수와 배도를 반복하는 것으로 수익을 내는 것이 전부다.
또한, 테마주에 속한 주식들은 기업 이익의 개선이나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기 보다는 단순히 하나의 사건에만 초점이 맞춰진 경우라면 투자자들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정 기업에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사건이 발생하면 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커져 주가가 상승한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흘러도 꾸준히 주가가 오르지 않는다. 왜냐하면 테마주는 기업의 가치가 크게 올라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테마주가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누가 보아도 부실한 기업이 분명한데, 단순히 테마주에 소개돼 짧은 시간 안에 수익을 내고 팔아버리려는 태도가 가치투자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수많은 기업의 주가등락의 원인이 되는 공통적인 요소는 테마로 분류하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면 백화점, 카지노, 항공에 관련된 기업들은 우리나라에서 관광객들이 크게 늘어나는 경우에 수익을 낸다. 이에 투자자들은 테마별 분류라 하여 종목군을 분류하는 일반적인 방식으로 쓰고 있다.
게다가 테마주로 소개되는 주식들을 살펴보면 현재 이슈가 무엇인지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정부의 정책이나 해외 시장의 변화 등으로 인해 테마주가 생기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이런 테마주에서 종목 분석을 통해 저평가 우량주를 찾아 투자하는 것이 수익을 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테마주는 뉴스와 공시 등의 단기적인 정보가 주가를 가장 많이 변화시키기 때문에, 기관이나 외국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이 적은 개인투자자들이 좋은 투자방법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개연성이 없는 주식들도 같은 테마군으로 묶여 움직이는 경우가 있고, 주가조작세력이 새로운 테마주를 만들어내는 경우가 있다. 또 정보의 주체가 어디인지 모르는 불확실한 정보가 많아 기업의 가치를 부풀리거나 줄이기 쉬워, 투자자들이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하게 만든다.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는 테마주를 투기로 불리게 한 원인이 됐다.
기본적으로 가치투자는 기업의 가치를 안정성, 수익성, 성장성 등을 비교해 저평가된 기업을 찾아 투자하는 것이다. 테마주에 집중된 투자는 오로지 ‘성장성’에만 초점이 맞춰진 극단적인 형태의 가치투자이다. 단순히 짧은 기간에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욕심에 테마주를 찾는 것은 주식을 투기로 바라보는 것에 불과하다. 장기적인 투자기간 동안에 꾸준히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가치투자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리해보자면,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된 테마주에 묻지마식으로 투자하는 것은 단기간에 큰 수익을 낼 수 있지만 그만큼의 위험성이 따르기 마련이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말처럼 주식시장의 법칙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테마주에 편승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는 기업 중에서 저평가된 기업을 찾아 투자하는 것이다. 이는 시대의 유행에도 뒤처지지 않고, 가치투자의 원칙에도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자들이 원하는 수익을 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