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수비수 김기희, "지금은 체계적"
김기희(26·전북현대)가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의 옛 시절을 회상했다.
김기희는 19일 전북 완주군 봉동읍 전북 현대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우승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에서 "카타르에서 처음 만났을 때와 지금의 슈틸리케 감독님은 정반대"라고 밝혔다.
2011년 대구FC에 입단한 김기희는 이듬해 9월 카타르 프로축구 알 사일리아로 임대됐다. 당시 알 사일리아의 사령탑은 슈틸리케 감독이었다.
김기희는 "당시 슈틸리케 감독은 팀이 지지 않게 하는데 초점을 뒀다"며 "용병들한테만 주문을 했다. 중동 선수들은 포기하는 경향이 빨라서 용병들이 해달라고 했었다"고 돌이켰다.
하지만 김기희와 슈틸리케 감독의 만남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김기희가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팀을 떠났다.
이들의 인연은 2년 뒤 다시 이어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9월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고 김기희를 대표팀에 불러들였다.
김기희는 "한국에 와서 슈틸리케 감독님을 봤을 때는 아주 체계적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훈련 중 콘 하나 세울 때도 아주 신중하다. 소집 때마다 항상 누가 주전인지도 말을 안해주신다"면서 "경기에 결국 누가 나가든지 동기부여가 되고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고 했다.
이어 "부담감보다는 무엇인가 보여줘야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그래서 경기에 나서면 선수들끼리 단합이 잘됐고 좋은 경기력이 나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기희는 올 시즌 슈틸리케 감독 밑에서 총 다섯 번의 A매치를 소화했다. 지난 17일 라오스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경기에서도 선발 출전해 풀타임 활약하며 슈틸리케호의 올해 최종전을 대승으로 장식했다.
소속팀 전북에서는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김기희는 "지난해처럼 일찍이 우승을 확정해 좋다"며 "우승을 하는데 내가 기여를 할 수 있었다는 점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실망스러운 시즌이었다. 중앙 수비수로 많이 못나가니 개인적으로 경기력도 안나왔다"면서 "다음 시즌에는 더 준비를 잘해 확실한 중앙 수비수로 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