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제29호 성덕대왕신종의 장엄한 종소리가 22년 만에 다시 경주 하늘에 울려 퍼졌다.
국립경주박물관은 24일 박물관 내 종각에서 ‘성덕대왕신종 타음조사 공개회’를 열고, 시민과 관광객 771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신라 천년의 울림을 재현했다.
이번에 참가한 인원 771명은 신종이 제작된 서기 771년을 상징한다.
앞서 박물관은 지난 22일 고해상도 정밀 촬영, 23일 비공개 예비 타음조사를 마친 뒤, 이날 본격적인 타종을 진행했다.
높이 3.66m, 무게 18.9t에 달하는 성덕대왕신종은 웅장한 규모와 화려한 문양, 깊고 장엄한 소리로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다.
그러나 균열 우려로 1993년부터 상시 타종이 중단되면서 종소리를 들을 기회는 극히 제한됐다.
이번 타종 역시 보존 상태 점검과 학술 연구 목적으로만 이뤄졌다.
박물관은 이번 조사를 시작으로 2029년까지 종의 진동 주파수, 맥놀이 현상, 부식 상태 등을 꾸준히 점검할 계획이다.
또한 종각의 공간 음향 분석과 해충·조류 배설물 피해, 온습도 변화 등도 함께 조사해 학술 심포지엄을 통해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윤상덕 국립경주박물관장은 “22년 만에 성덕대왕신종의 울림을 국민과 함께 나눌 수 있어 뜻깊다”며 “노출 전시로 인한 위험 요소를 예방하고, 안정적인 보존을 위해 ‘신종관’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경주 일대가 지진과 태풍 등 자연재해에 잇따라 피해를 입었던 만큼, 천년 유산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관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서경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