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는 한국경마 사상 처음으로 두바이 레이싱 카니발에 진출한다고 24일 밝혔다.
예선전 격인 카니발이지만, 그동안 남의 잔치로만 여겨졌던 두바이 레이싱 카니발에 한국말들이 첫발을 내딛게 된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
두바이 월드컵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1996년부터 시작된 대회로 세계 유수의 경마대회와 비교하면 역사가 짧은 편이지만 두바이 막툼 왕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단기간 급성장한 명실공히 세계최고의 대회다.
경마계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두바이 월드컵 시리즈는 경주마뿐 아니라 국가별 대항전의 성격도 띠고 있어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주요 대회 중 하나다.
실제로 두바이 월드컵은 미국의 브리더스컵데이와 켄터키더비, 호주의 멜버른컵, 홍콩국제경주 등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대회 중 하나로 꼽히는데, 두바이월드컵의 우승상금은 600만 달러로 단일경주로는 세계 최고다.
출전마 수송비·마주·기수·조교사 등에 대한 여행 경비를 모두 주관사인 두바이 레이싱 클럽에서 부담한다.
두바이 레이싱 카니발은 오는 1월7일 경주를 시작으로 3월3일까지 총 9주간 UAE 두바이 메이단(Meydan) 경마장에서 진행된다.
진행방식은 월드컵과 똑같다. 두바이 레이싱 카니발을 거쳐 3월 첫째 주 토요일 준결승전 격인 슈퍼 새터데이(Super Saturday) 대회를 치르고, 3월 마지막 주 두바이 월드컵으로 결승을 치른다. 우리가 출전하는 두바이 레이싱 카니발은 두바이 월드컵의 예선전 성격으로 16개국에서 181두의 경주가 참여한다.
Part I 리그인 두바이 레이싱 카니발 출전을 위해 한국마사회는 2014년부터 UAE와 검역 협정을 추진했다. 결국 지난 11월 체결을 성사시키고 출전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국제대회는 출전 의사만 있다고 해서 출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주관사인 두바이레이싱 클럽에서 경주마 수송비 등을 부담하기 때문에, 출전 신청을 한 경주마를 대상으로 주관사가 직접 선별해 참여자격을 부여한다.
실제 한국에서는 총 3마리의 경주마가 출전을 신청했지만, 이번 대회에는 2마리만 출전자격을 따냈다. 바로 어리지만 국제무대 경험이 풍부한 '천구'(미국·수·3세·국제레이팅 99·서인석 조교사·조금제 마주/통산전적 8전5승)와 부경에 실력을 갈고닦은 '석세스스토리'(한국·수·4세·국제레이팅 102·민장기 조교사·이종훈 마주/통산전적 18전10승)다.
두 마리는 각각 국제 레이팅 '99', '102'의 자격으로 국제레이팅 기준 95에서 108사이의 말들이 출전 가능한 더트 경주에 출전한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경주마들은 일반 경주 2개 이상 출전을 목표로 도전을 한다.
한국에서 두바이로 바로 가는 직항기가 없어서 인천에서 도하, 오만을 거쳐 두바이에 입성한다. 10시간가량의 장기 비행기 수송을 거쳐야 하므로 말들의 컨디션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서인석 조교사는 이미 지난가을부터 '천구'의 국제무대 진출을 공표한 바 있다.
서 조교사는 싱가포르, 일본 등 지난 3차례의 국제대회를 통해 '천구'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서 조교사는 "이번 무대가 천구에게는 세 번째 원정이다. 천구는 국제무대를 거치면서 적응력과 잠재력으로 실력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천구의 기록이 첫 번째 싱가포르 원정과 비교했을 때 시간이 3~4초 당겨졌다"고 설명했다.
'천구'는 1월7일 14두가 출전하는 1200m에 도전, '석세스스토리'는 1월21일 1600m에 도전한다. 장기간 체류하면서 진행되는 대회인 만큼, 기수는 UAE 현지 기수가 기승한다.
당찬 3세마 '천구'와 노련한 '석세스스토리'가 두바이에서 만들어낼 한국 경마의 역사를 기대해본다. 현지 경주 결과는 두바이 레이싱 클럽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