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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실화소재 영화 붐, 절반은 거저 먹고들어간다?..
사회

실화소재 영화 붐, 절반은 거저 먹고들어간다?

운영자 기자 입력 2015/12/28 16:29 수정 2015.12.28 16:29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강세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히말라야'(감독 이석훈)는 27일 46만2050명을 추가, 누적 관객 422만705명을 기록했다. 지난 16일 개봉 이래 줄곧 1위를 고수해온 '히말라야'는 크리스마스인 25일 74만6413명을 불러들이며 역대 크리스마스 최다관객 기록을 세웠다.

 

'히말라야'는 산악인 엄홍길(55) 대장이 주축이 된 '휴먼 원정대'가 사고로 숨진 동료 대원의 시신 수습에 나섰던 10년 전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기록도, 명예도, 보상도 없는 일에 산악 역사상 처음으로 정상을 향한 '등정'이 아닌 사람을 향한 '등반'에 나서는 이야기다.

 

'대호'(감독 박훈정)도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영화다. 일제강점기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와 명포수 천만덕의 휴먼 스토리다. 개봉 9일 만인 24일에 100만 관객 고지에 올랐으며, 누적관객 141만5443명을 기록했다.

 

이들의 바통을 이어받을 실화 소재 영화는 '조선마술사'(감독 김대승)다. 조선 최고의 마술사를 둘러싼 사랑과 대결, 그리고 모든 운명을 거스르는 이야기다. 지난해 12월 전역한 유승호(22)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3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화 소재 영화의 인기 요인으로 실제 이야기가 주는 친숙함, 강한 흡입력, 묵직한 감동 등을 꼽았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실화 소재의 영화가 다 잘 되는 것은 아니다"며 "실화라는 게 장단점이 있다. 이미 실화이기 때문에 잘 알려진 부분들이 있어서 그 자체가 스포일러가 되는 경우가 있고, 어떤 경우에는 실화가 강점이 될 수도 있다. 가짜가 아니라 진짜 이야기이기 때문에 감동이 더 클 수 있다. 실화를 영화적으로 어떻게 잘 만들어냈느냐가 관건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라는 게 보는 관점이 두 가지로 나눠질 수 있다. 도대체 어떤 내용인지 가늠할 수 없는 영화나 뭔가 새로운 내용인 영화가 있고, 어떤 것은 내용은 빤히 아는데 확인하고 싶은 영화가 있다. '히말라야' 같은 경우에는 후자의 욕구가 컸다. 이미 내용은 알지만, 캐릭터가 훨씬 극화됐다. 그런 이야기 안에서 들여다보면 훨씬 효과적으로 보여지고 관객이 더 감동을 받을 수 있다."

 

정 평론가는 "울고 싶은 마음이 있을 때 울게 해주는 영화가 생각나는 것처럼 지금 실화 소재라고 하더라도 확인하고 싶은 욕구가 크다. 그런 부분들을 잘 만들어내면 성공할 수 있다"며 "어떤 때는 확인하고 싶은 욕구가 안 드는 실화도 있다. 그럴 때는 포인트를 달리 가야 한다. 실화를 갖고 온다고 해도 만드는 방식에 따라서 굉장히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CJ CGV 관계자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현실을 기반으로 한 탄탄한 스토리와 깊은 감동이 가장 메인이 되는 것 같다"며 "실화를 기반으로 하면 관객들이 주인공을 입체감 있게 느끼고 상황 하나하나를 나 또는 주변의 상황과 대비시켜 현실성을 부여한다"고 설명했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최근 실화 소재 영화가 강세인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수많은 콘텐츠가 만들어지면서 새로운 소재 고갈과 사실에 기반한 픽션이 관객들의 주목을 받는 데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2015년 개봉작 중 '간신'은 잘 알려지지 않은 '채홍'이라는 소재와 많이 다루어진 '연산군'이라는 인물을 다른 시각에서 조명한 작품이다. 30일 개봉 예정인 '조선마술사'는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에서 조선시대에 마술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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