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보수 진영은 물론 차기 여야 대선주자 적합도에서도 첫 선두를 기록하면서, 국민의힘 내부의 차기 권력 경쟁이 조기 점화되는 양상이다.
11일 공개된 코리아정보리서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수성향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오세훈 시장은 21.9%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한동훈 전 대표로 13.6%를 기록했고, 이어 장동혁 대표 10.7%,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 7.7%,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3.3%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오 시장은 37.3%를 기록하며, 한 전 대표(21.0%)와 장 대표(19.7%)를 큰 폭으로 앞섰다.
이념성향별 보수층에서도 오 시장이 31.7%를 기록했고, 이어 한 전 대표 20.7%, 장 대표 16.0%, 황 대표 13.1%, 이 대표 2.9% 순이었다.
중도층에서도 오 시장 22.9%로 선두를 기록했고, 이어 한 전 대표 12.6%, 장 대표 10.1%, 황 대표 4.8%, 이 대표 4.2%로 조사됐다.
진보층은 오 시장 9.3%, 한 전 대표 7.0%를 각각 기록했다.
특히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TK)에서도 오 시장이 25.3%를 기록해, 한 전 대표(15.4%)를 10%포인트 가까이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오 시장 24.2%, 한 전 대표 13.9%였고, 경기·인천은 오 시장 20.2%, 한 전 대표 13.9% 순이었다.
부산·울산·경남은 오 시장 32.2%, 한 전 대표 14.8%로 집계됐다.
충청·강원은 오 시장 18.3%, 한 전 대표 13.4%였고 호남·제주는 오 시장 10.1%, 한 전 대표 9.1% 순이었다.
또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도 오 시장은 19.0%를 기록하며,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민석 국무총리(13.3%)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이어 민주당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12.0%, 한동훈 전 대표 10.6%, 장동혁 대표 9.6% 순이었다.
국민의힘 지지층만 놓고 보면 오 시장은 38.3%로 압도적 선두를 유지했다.
이어 장 대표가 20.5%, 한 전 대표가 18.8%를 기록하며 2위권 경쟁을 벌였다.
이념성향별로는 진영 간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
보수 후보들과 진보 후보들이 각자의 이념 진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는 가운데, 중도층에서는 오 시장이 선두를 유지했다.
진보층은 김 총리 26.5%, 강 실장 18.9%, 추 지사 11.9%, 정 대표 9.0%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보수층은 오 시장 32.5%, 장 대표 17.8%, 한 전 대표 17.6%, 황 대표 8.2% 순이었다.
중도층은 오 시장 17.9%, 강 실장 13.6%로 조사됐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지방선거 패배 이후, 국민의힘 내부에서 ‘차기 지도체제’와 ‘차기 대권주자’ 논의가 동시에 시작됐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장동혁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공개 충돌이 벌어졌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우재준(대구) 청년최고위원은 “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와 책임을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며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했다.
그는 “다음 총선 승리를 위해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와야 한다”며 “장 대표도 다시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원들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장 대표 측 인사들은 즉각 반발했다.
조광한 최고위원은 우 최고위원을 향해 “철없는 소리를 공개적으로 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미숙한 것”이라고 비판했고, 김민수 최고위원도 “당원들은 장 대표의 2년 임기를 알고 투표했다”며 지도부 사퇴론에 선을 그었다.
장 대표 역시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며 “지금 당내 문제에 매몰되면 정기국회 전까지 아무런 해결책을 내놓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 지도부는 언제든 당을 위한 최선의 결정을 할 준비가 돼 있지만, 먼저 의원들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지방선거 패배 이후 지도부 책임론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오세훈 시장이 각종 차기 주자 조사에서 선두권을 형성하면서 국민의힘 내부의 권력 지형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그동안 보수 진영의 차기 주자 경쟁이 한동훈 전 대표 중심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최근 조사에서는 오 시장이 수도권과 영남권을 동시에 아우르며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TK 지역 정치권에서도 오 시장의 상승세를 주목하는 분위기다.
대구·경북 조사에서 보수 후보 적합도 25.3%,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30.7%를 기록하며 다른 보수 주자들을 크게 앞섰기 때문이다.
반면 장 대표는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과 투표용지 부족 사태 대응을 둘러싼 정치적 시험대에 올라 있다.
국민의힘 지지층 내에서는 여전히 20% 안팎의 지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당 대표직 유지 여부가 향후 대권 경쟁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 국민의힘은 지도체제 개편 논의와 차기 대권 구도가 동시에 움직이고 있다”며 “오세훈 시장이 선두 주자로 부상한 가운데 한동훈 전 대표, 장동혁 대표가 추격하는 3강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둘러싼 공세가 계속될 경우 장 대표의 당내 입지는 변수로 남겠지만, 오 시장은 지방선거 패배 이후 상대적으로 책임론에서 자유로운 위치에서 차기 대권 경쟁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