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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부정선거보다 참정권”…2030, 여론 이끈다..
정치

“부정선거보다 참정권”…2030, 여론 이끈다

김상태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6/06/14 16:02 수정 2026.06.14 16:03
20대 “전면 재선거 찬성 67%”
‘참정권 수호’ 내건 모임 등장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둘러싼 청년층의 움직임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기존 잠실 시위가 '윤어게인'과 부정선거 논란으로 흐르자, 2030세대를 중심으로 정파성을 배제한 독자적 공론장이 형성되면서 선거관리위원회 책임론과 재선거 요구가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14일 정치권과 대학가 등에 따르면 인터넷 커뮤니티와 오픈채팅방을 중심으로 '참정권 수호'를 내건 청년 주도의 모임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 지지를 배제한 채 투표권 침해와 선거 관리 부실 문제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최근 개설된 '참정권 갤러리' 운영진은 "참정권은 특정 정파를 넘어 모든 국민에게 보장돼야 할 헌법상 권리"라며 "당파적 갈등 대신 헌법 수호의 정신으로 이번 사태를 바라봐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모임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나 이재명 대통령 관련 구호, 좌우 진영 논리, 특정 국가 비하 발언 등을 금지하고 있다.

일부 참가자가 부정선거 관련 영상을 공유했지만 큰 호응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가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서울 지역 대학생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대자보를 통해 "참정권 침해 문제를 정파적 이슈로 소비해서는 안 된다"며 선관위 책임 규명과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국 대학의 성명과 대자보를 모아 기록하는 아카이빙 사이트까지 등장했다.

특히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청년층의 인식 변화가 확인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치현안 조사에 따르면 '전면 재선거' 주장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44%가 찬성했고 48%는 반대했다.

주목되는 부분은 세대별 차이다.

20대의 경우 67%가 전면 재선거에 찬성했고, 30대 역시 62%가 찬성했다.

반면 40대에서는 56%, 50대는 52%, 60대는 63%가 반대 입장을 보였다.

정치 성향별로는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 가운데서는 찬성 62% vs 반대 33%로 나타났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찬성 28% vs 반대 65%였다.

한국갤럽은 “20·30대가 전면 재선거 쪽으로 기운 것은, 결과에 앞선 과정상 공정성 중시 경향에서 비롯한 현상으로 짐작된다”고 풀이했다.

또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은 ‘부정선거’보다는 ‘선거 관리 부실’ 쪽에 더 무게가 실렸다.

응답자의 67%는 이번 사안을 ‘부실한 선거 관리와 참정권 침해 문제’로 봤고, ‘불법적 선거 개입이나 부정선거 시도 증거’라고 답한 비율은 25%였다. 8%는 의견을 유보했다.

선거관리위원회를 둘러싼 논란은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선거 결과에 전반적으로 만족한다는 응답은 28%에 그쳤고, 만족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0%였다.

지방선거 결과에 불만족한다는 응답의 이유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18%)를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고, ‘부정선거’(13%), ‘선거 과정 문제/부실 관리’(6%)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이며 접촉률은 42.9%, 응답률은 11.3%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청년층 특유의 공정성 감수성과 절차적 정당성 요구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이는 최근 온라인 공간에서 확산되는 청년층 담론과도 상당 부분 일치한다.

대구·경북(TK) 지역 대학가에서도 비슷한 기류가 감지된다.

지역 대학 학생들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선관위의 명백한 관리 실패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도 "근거 없는 부정선거 주장으로 본질을 흐려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2030세대가 이번 사태를 통해 선거 결과보다 선거 과정의 공정성을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향후 국정조사나 재선거 논의 과정에서도 청년층 여론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현상을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별개로 민주주의 절차에 대한 청년층의 민감성이 표출된 사례로 평가한다.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박종희 교수는 "젊은 세대는 자신의 참정권이 침해됐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지만 기성 정치세력이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며 "청년들이 독자적인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은 한국 민주주의 발전 측면에서 의미 있는 변화"라고 진단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재선거 요구와 선관위 개혁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청년층이 만들어낸 '제3의 공론장'이 향후 정치권과 정부 대응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김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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