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적으로는 반도체 산업 전략을 설명한 발언이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구미와 광주, 포항과 부산을 연결하는 초광역 공급망 구상을 통해 향후 '대구경북' 통합과 남부권 메가경제권 구축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지사는 14일 반도체 기업들의 지방 투자 확대와 관련해 "비수도권 반도체 생태계 확장은 대구경북에 위기가 아니라 새로운 도약의 기회"라고 밝혔다.
눈길을 끄는 것은 발언의 초점이 단순한 기업 유치 경쟁에 맞춰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경북도는 구미를 반도체 소재·부품 공급망 거점으로, 광주를 첨단 패키징 거점으로 연결하는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
특히 포항의 전력반도체 연구개발 역량과 부산의 양산·사업화 인프라를 연계하는 '남부권 전력반도체 협력 생태계' 구축도 공식화했다.
결국 경북이 특정 지역과 경쟁하는 대신 광주·부산 등 다른 권역과 기능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초광역 산업벨트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단순한 산업정책을 넘어선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이철우 지사가 과거부터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강하게 주장해 왔는데 최근 발표되는 산업정책들을 보면 행정구역 경계를 넘는 초광역 협력체계 구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3선 도정 후반기 핵심 과제가 통합 기반 조성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이 지사는 민선 8기 들어 대구경북 통합론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으며, 최근에는 수도권 일극체제 대응을 위한 초광역 경제권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이번에 발표한 경북투자청 신설 구상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투자 유치 기능을 대폭 강화해 경북 전역을 하나의 산업 플랫폼으로 묶고 향후 대구와의 경제 통합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 지사가 언급한 '지방 투자 300조 시대'와 '대한민국 첨단산업 중심축'이라는 표현 역시, 개별 산업단지 차원의 접근보다 영남권 전체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는 구상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가에서는 이 지사의 이번 메시지를 단순한 'TK 패싱 반박'이 아니라 3선 도정의 최대 정치 프로젝트인 대구경북 통합과 초광역 경제권 구축을 위한 명분 축적 과정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반도체를 매개로 구미·포항과 광주·부산을 연결하는 이철우식 산업 지도가 향후 대구경북 통합 논의와 어떤 접점을 만들어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