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과 언론의 관심이 소중하다는 것을 안다. 물론 홍보활동이 체력적으로 딸리긴 하지만, 감사한 일인 것 같다. '로봇, 소리'에서 비중이 그렇게 크지 않은데 기자들이 내게 인터뷰를 요청해준 것 자체가 감사하다."
배우 이희준(37)이 1월 극장가를 점령한다. '로봇, 소리'에서는 냉철한 국정원 직원 '신진호', '오빠생각'(감독 이한)에서는 '갈고리' 역으로 등장하며 서로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27일 개봉하는 영화 '로봇, 소리'는 10년간 실종된 딸을 찾아 헤매는 아버지가 세상의 모든 소리를 기억하는 로봇을 만나 딸의 흔적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영화 '작전'(2009)의 이호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로봇, 소리'에서 이희준은 로봇과 '해관'(이성민)을 뒤쫓는다. 다혈질로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냉철한 캐릭터. 항공우주연구원 박사 '지연'(이하늬)과 묘한 갈등관계를 형성하며 극적 긴장감을 높인다.
21일 개봉하는 '오빠생각'에서는 한때 군인이었지만 전쟁으로 인해 한 쪽 손을 잃고, 전쟁 고아들을 시켜 돈벌이를 하고 군수품을 빼돌리는 인물이다. 합창단을 이끄는 '한상렬' 역의 임시완(28)과 대립한다.
그는 가슴으로 진심으로 이해해야만 제대로 된 연기를 할 수 있다"며 "'로봇, 소리'를 통해서 국정원 직원도 만나게 됐다. 국정원 직원들이 훈련 받는 사격장에서 실탄을 쏴보고, 대화도 나누면서 '그냥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국정원 직원은 평소 어떤 생각을 할까'라는 상상도 자주 했다"고 밝혔다.
"캐릭터를 많이 연구하는 편인데, 엘리트 요원다운 영어 연기를 위해 친동생 도움을 많이 받았다. 석탄을 수입하는 바이어인데, 동생도 대구 사람이라서 영어 쓸 때 사투리를 쓴다. 동생이 해외 출장으로 바쁜데도 영어로 녹음해줘서 고마웠고, 그걸 듣고 많이 연습했다. 캐릭터를 진심으로 이해하는 시간을 통해 내 삶을 반추해본다. '오빠생각'을 통해서는 '한국전쟁 때 손이 없는 고아들을 데리고 있는 거지는 어떤 고민을 했을까' '살면서 뭐가 행복했을까' 등의 생각을 했다. 이 작업들이 내가 세상을 보는 눈을 넓어지게 하는 것 같다."
"큰 꿈이 있다면, 한 60~70대까지 연기를 하면서 좋은 작품과 캐릭터를 통해 세상을 좀 더 넓고 깊게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며 "의식있는 좋은 선택들을 통해 향기가 나는 사람이 되는 것이 꿈이다"고 덧붙였다.
밝은 캐릭터로 돌아오고 싶지는 않을까. "그런 제안이 오고, 심장이 뛰는 작품이라면 할 생각이다"고 답했다. "최근에는 영화 '최악의 여자'을 찍었다. 스케줄상 도저히 촬영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너무 하고 싶었다. 역할도 크지 않고 우정 출연인데 대본이 재미있었다. 김종관 감독을 좋아하기도 해서 내가 스케줄을 바꿔서 촬영했다. 당시에 많이 바빴지만, 너무 잘한 것 같다. 촬영이 즐거웠다."
한편, 영화 배우로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그런 목표는 따로 없다. 내가 즐거운 방향으로 따라갔는데, 더 유명한 스타와 상업 배우가 되면 감사한 거다. 안되더라도 그것도 감사한 거다. '진짜 상업배우가 되고 싶다' '유명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해서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스스로의 기준이 확실해야 한다. 내가 의미있고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작품을 잘 선택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