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폐막한 도쿄올림픽 메달 순위는 금메달 39개, 은메달 41개, 동메달 33개 등 총 113개의 메달을 때낸 미국이 1위를 차지하고 중국(금 38, 은 32, 동 19개 등 총 88개 메달)과 러시아(금 20, 은 28, 동 23개 등 총 71개 메달)가 2, 3위에 오르며 이른바 대국으로 불리는 나라들이 상위를 휩쓸었다.
하지만 인구와 부(富)를 고려한다면 메달 순위는 크게 바뀔 수밖에 없다고 영국 BBC는 10일 보도했다.
사실 이처럼 획득한 메달의 개수만 따지면 어떤 올림픽이라도 큰 차이를 나타내지 않는다. 어느 올림픽이나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메달 획득 순위에서는 제일 윗부분을 차지한다.
올림픽 예측을 연구하는 리버풀 대학의 경제학자 데이비드 포레스트는 "인구, 소득 수준, 정치 시스템 등이 여전히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층이 넓을수록 진정한 경쟁자를 배출할 가능성이 높아 인구가 중요하다며 전체 신생아들 중 극소수만이 세계적인 운동선수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는다"고 말했다.
인구 63만3622명의 룩셈부르크를 예로 들어보자. 룩셈부르크는 7개 종목에 12명의 선수를 파견했지만 메달은 따지 못했다.
한편 세계 3위의 인구를 가진 미국은 35개 종목에 613명의 선수를 파견, 가장 많은 메달을 따냈다.
BBC가 인구 100만명 당 따낸 메달 수를 분석한 결과 인구 3만3000명이 조금 넘는 유럽의 작은 나라 산마리노가 3개의 메달을 따내 정상에 올랐다. 미국은 60위로 20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또 인구가 많은 것만으로 메달을 많이 따낸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 포레스트는 "소득 수준이 매우 낮으면 잠재력을 실제 경쟁력으로 바꿀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소득 수준이 낮은 나라들은 레슬링처럼 큰 돈이 필요하지 않은 스포츠에서 강세를 보이는 반면 부유한 국가들은 승마나 요트 같은 많은 돈을 필요로 하는 스포츠에서 우위를 보인다고 말했다.
1인당 평균 국부를 고려하면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을 제치고 1, 2위를 차지하고 3위는 케냐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획득 메달 개수에서 1위인 미국은 15위로 처졌다.
문화적, 정치적 요인도 작용한다. 포레스트는 옛 소련에 속했던 나라들은 공산주의 정권에 의해 구축된 강력한 스포츠 인프라로 유리한 경향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호주와 같은 영연방 국가들이 규모와 부에 비해 기대 이상의 선전을 하는 것은 영국이 근대 스포츠의 선구자로 영연방 국가들에서 스포츠에 대한 열정을 가져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닐슨 그레이스노트의 스포츠 분석 책임자 사이먼 그리브는 무수히 많은 요소들이 올림픽 메달 집계를 어렵게 만든다며 인구나 1인당 국내총생산(GDP) 같은 변수만 사용하는 것은 한 나라의 최고 실적을 과소평가하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