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중앙동행정복지센터에서 위임장 없이 타인의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은 혐의로 김상일 포항시의원이 검찰에 송치되면서, 공적 문서 관리의 허점과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발급을 실행한 계약직 직원은 계약 해지와 형사 고발까지 이어졌지만, 내부 관리·감독 라인에 대한 수사는 미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포항남부경찰서는 지난 12일, 위임장 없이 타인의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은 혐의(공전자기록위작·변작 등)로 김상일 포항시의원을 검찰에 송치했다.
사건은 올해 7월 7일 중앙동행정복지센터에서 발생했다. 김 의원은 당시 적법한 위임장 제출 없이 인감증명서 발급을 요청했고, 센터 소속 계약직 직원 A씨가 이를 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수사 결과, 인감증명 발급은 본인 확인과 위임장 제출이 필수임에도 해당 절차가 생략된 정황이 확인됐다. 시는 발급을 실행한 A씨에 대해 계약 해지와 함께 경찰 고발 조치를 취했다. 반면, 발급이 이뤄지기까지의 내부 통제·감독 체계와 관리 책임자에 대한 조사는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 의원 측은 수사 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하며 “위임장이 반드시 필요한지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인감증명서가 재산권·법률행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공문서인 만큼, 선출직 공직자의 ‘인지 부족’ 주장은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번 사건은 특정 개인의 일탈을 넘어, 행정복지센터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돼 온 ‘관행적 발급’ 의혹과 맞물리며 파장을 키우고 있다. 시민단체와 지역사회는 “계약직 개인에게만 책임을 묻는 구조적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전면 재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공문서 발급이라는 행정의 기본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드러냈다. 개인의 위법 여부를 넘어, 관리 책임자와 제도적 허점을 함께 규명하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인감증명 논란’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탐사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