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 텃밭 대구에서 국민의힘 책임당원 수백 명이 집단 탈당한 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지역 정치권에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수 진영 내부 균열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7일 김부겸 후보 측에 따르면 국민의힘 책임당원 347명은 전날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단 탈당과 함께 김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지난 30년 동안 국민의힘을 지지한 결과 대구는 전국 꼴찌 도시로 전락했다”며 “시장과 국회의원 자리를 시민을 위한 봉사가 아니라 ‘해 먹는 자리’로 여겨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대구 시민을 망태기 안에 잡아놓은 물고기처럼 취급해왔다”며 “지금이라도 변화하지 않으면 대구의 미래는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김부겸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그동안의 과오를 조금이라도 갚는 길”이라며 “우리 자식들과 대구의 미래를 위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소명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번 집단 탈당 인사들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 과정에서 탈락한 이재만 전 동구청장 측 지지층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지역 정가에서는 경선 후유증과 공천 갈등이 보수 지지층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최근 김 후보 캠프에는 보수 성향 인사들의 합류가 잇따르고 있다.
보수정당 당직자 출신인 김형렬 전 수성구청장은 김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했으며,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문경시장 공천을 신청했던 채홍호 전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총괄정책본부장을 맡아 활동 중이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3선 대구시의원을 지낸 김규학 전 시의원도 국민의힘을 탈당한 뒤 민주당에 입당하고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대구 시민들도 이제는 이념보다 실용과 미래 경쟁력을 기준으로 선택하기 시작했다”며 “보수와 진보를 떠나 대구 발전을 위한 변화 요구가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정치 이벤트”라며 의미 축소에 나서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다만 국민의힘 외부에서는 "책임당원 수백 명 규모의 공개 탈당과 지지 선언이 나온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구는 여전히 보수 지형이 강하지만, 공천 갈등과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균열 조짐이 나타나는 것은 분명하다”며 “이번 지방선거 최대 변수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