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에 대한 첫 평가 성격인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선거의 승패를 가를 수도권과 중원 지역에서 자당 소속 현역 단체장들의 지지율이 부진한 가운데, 공천만 받으면 당선권인 영남권 ‘텃밭’에만 후보군이 몰리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무주공산인 대구시장 자리를 놓고 당내 중진들의 기싸움이 치열하다.
최근 TBC가 발표한 대구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여론조사)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낸 추경호 의원과 국회부의장인 주호영 의원이, 1, 2위를 차지하며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뒤를 이어 유영하 ·윤재옥 ·최은석 의원, 이재만 전 구청장 등이 경합을 보이며, 공천권을 거머쥐기 위한 각축전을 벌였다.
경북도 역시 달아오르고 있다. 이철우 현 도지사가 지난달 일찌감치 3선 도전을 공식화한 가운데, 김재원 최고위원과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보폭을 넓히며 현역 대항마로 부상하고 있다.
반면, 승부처인 수도권과 중원은 적막감이 감돈다. 서울은 오세훈 시장과 나경원 의원 외에 뚜렷한 주자가 없으며, 경기도는 안철수·김은혜 의원의 불출마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유승민 전 의원도 최근 불출마 입장을 밝히며 “지금 당의 모습으론 지선 도전은 하나 마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런 위기감 속에서 장동혁 대표는 이르면 이번 주 ‘미래 비전 설명회’를 통해 쇄신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하지만 정치권이 요구해온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이나 비상계엄에 대한 명시적 사과는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오히려 장 대표는 한동훈 전 대표 징계 문제와 관련해 ‘걸림돌 제거’라는 강경한 메시지를 내며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이에 친한계(친한동훈계)인 한지아 의원과 김종혁 전 최고위원이 “기꺼이 걸림돌이 되겠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당내 내홍은 극에 달하고 있다.
장 대표가 최근 언급한 ‘인적 쇄신 및 파격 공천’ 방침이 오세훈 서울시장 등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지방선거기획단이 경선 시 당원 투표 반영률을 기존 50%에서 70%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대중 인지도가 높은 현역 광역단체장들에게는 ‘비상’이 걸렸다.
당원 투표 비중이 높아질 경우 오 시장조차 경선 통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해 기획단장인 나경원 의원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오세훈을 좀 이겨보고 싶다”며 묘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야권 관계자는 “당 지지율이 30% 중반에 갇힌 상황에서 텃밭 싸움에만 매몰될 경우 지방선거 전체 판세가 흔들릴 수 있다”며 “장 대표의 마이웨이가 당을 통합으로 이끌지, 아니면 분열의 기폭제가 될지 당 안팎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