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일간경북신문

“K-스틸법은 시작일 뿐”…포항, 철강 대전환 골든타임 ..
경북

“K-스틸법은 시작일 뿐”…포항, 철강 대전환 골든타임 모색

오대송 기자 ods08222@naver.com 입력 2026/03/17 17:00 수정 2026.03.17 17:01
산업용 전기요금 우회 지원 등 핵심 과제 선택
철강 고도화·산업 다변화로 국가 경제 재도약

포항시가 ‘K-스틸법’ 국회 통과를 계기로 철강산업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기 위한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철강산업은 자동차, 조선, 방산, 건설 등 ‘K-제조업’과 긴밀히 연관된 핵심 기간산업으로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어 왔다. 철강의 경쟁력은 곧 국가 경쟁력은 물론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중차대한 사안이다.

특히, 대표적인 철강 도시 포항은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1973년 첫 쇳물을 생산한 이후, 50여 년간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어 온 핵심 역할을 해왔다. 이후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주요 철강기업이 자리 잡으며 국가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 해 왔다. 그 과정에서 철강산단에 기업이 밀집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 도시 성장의 기반으로 시민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보호무역주의 강화, 저가 수입재 유입, 내수 부진 등 대내외적인 위기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우리나라 철강산업은 유례없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산업 현장의 체감 기온은 차갑게 얼어붙은 가운데 포항이 가장 큰 영향을 받으며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중소 협력업체가 밀집한 포항철강산단의 지난해 생산액은 2년 전에 비해 15.7%, 수출은 9.9% 감소했다. 철강 생산 감소와 기업 투자축소 등 여파는 골목상권과 고용 등 포항경제 전반에 막대한 부담으로 다가오는 실정이다.

이에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포항시와 시민 등 모두거 합심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그 결과 포항은 지난해 8월 정부의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에 이어 11월 고용위기선제대응지역으로의 지정을 이끌어냈다. 특히,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K-스틸법)’은 철강산업의 경쟁력 회복과 탄소중립 전환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기반을 마련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K-스틸법’의 실질적인 효과가 법 시행령에 ‘어떤 실행 수단(내용)이 담기느냐’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K-스틸법’ 시행령은 초안 마련, 부처 협의 등을 거쳐 올해 6월 시행될 예정이다.

특히, 포항시는 K-스틸법 시행령을 통해 ▲전기요금 우회적 지원방안 마련 ▲저탄소 철강특구 지정을 핵심과제로 설정했다.

철강은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 산업이다. 이런 구조에 최근 3년 사이 70% 급등한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은 수익성을 크게 악화시키며 기업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 정책은 전기로 확대, 수소환원제철 등 저탄소 공정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대규모 전력 사용을 전제로 한다는 점이다. 전기를 더 사용해야 탄소를 줄일 수 있는 구조에서 전기료 부담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정책과 현장과의 ‘괴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아울러 우리나라와 경쟁국가인 EU, 중국 등 주요 철강 생산국에서도 철강산업의 전기·탄소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보조금·세제·규제 완화가 확대되는 흐름이 파악되고 있다.

다만 특정 산업에 한정된 전기요금 인하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상 부적절한 지원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시는 전기료에 포함되는 각종 기금을 조정하는 방식, 계절‧시간별 산업용 전기요금제 개편 등 우회 지원 방안을 지속 건의하고 있다.

아울러 포항을 '저탄소 철강 특구'로 우선 지정해 줄 것도 촉구하고 있다. 수소환원제철 등 차세대 공정 전환을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선행돼야 하는 만큼 실증 설비 구축과 연구개발, 설비 투자에 대한 재정 지원책을 시행령에 담아야 한다고 건의하고 있다.

나아가 시는 단기 대응을 넘어 산업의 근본적 체질 개선을 위한 중장기 전략도 모색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철강 생산 확대 ▲친환경 공정 전환 ▲수소환원제철 기반 구축 등 철강산업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이차전지, 수소, AI 등 첨단산업을 육성해 지역 산업 구조를 다변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이는 기존 철강 산업 도시의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미래 신산업으로 영억을 확장하는 포항만의 전략적 접근이라 할 수 있다.

포항시는 지난해 9~12월까지 ‘포항철강산업 현황 분석 및 위기극복 지원방안 연구용역’을 진행하며, 단기·중기·장기 과제를 구분해 대응 전략을 구체화했다. 특히, ‘K-스틸법’ 제정 이후에는 시행령에 담길 내용까지 검토 범위를 확장한 바 있다.

지금 포항은 위기 속에서도 해법을 찾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제도 개선을 건의하고, 지역 차원의 지원을 확대하며, 미래 공정 전환과 산업 다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국가기간 철강산업의 특성상 지자체의 노력만으로는 목표 달성이 어렵다. K-스틸법 시행령에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실질적으로 반영할 때, 법은 비로소 생명력을 갖게 된다.

포항시 관계자는 “철강산업이 다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정부와 산업계, 지역과 함께 해법을 끊임없이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오대송 기자

저작권자 © 일간경북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