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107일간 이어진 무력 충돌을 중단하고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개방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양국 간 최대 현안인 핵 프로그램과 대이란 제재 문제는 이번 합의에서 제외돼 향후 별도 협상을 통해 논의될 전망이다.
15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카타르 중재 아래 전쟁 종식에 합의했으며,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공식 서명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합의는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 이후 약 3개월 반 만에 도출된 것으로, 국제 사회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 재개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안정과 에너지 시장 불안 완화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합의 서명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면 석유가 다시 세계 시장으로 원활하게 공급될 것"이라며 "이번 합의는 중동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도 전쟁 종식 합의를 공식 인정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부 차관은 국영 TV 인터뷰에서 "전쟁 종료를 위한 합의가 성립됐다"며 "실제 이행은 스위스 서명 이후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카타르 중재단과의 협상이 14시간 넘게 이어진 끝에 합의가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중재에 참여한 파키스탄 정부도 양측이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작전을 즉각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향후 기술 실무회의를 통해 세부 이행 방안도 조율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합의가 갈등의 완전한 종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이란은 앞으로 60일 동안 핵 프로그램과 경제 제재, 고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를 놓고 후속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협상 진전 상황에 따라 협상 기간이 연장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핵 문제는 여전히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이란은 현재 순도 60% 수준으로 농축된 우라늄 약 440.9㎏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90%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협상 과정에서 해당 우라늄의 해외 반출 또는 폐기를 요구해 왔으며, 러시아는 일부 물량을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란은 자국 핵 프로그램이 평화적 목적이라고 주장하면서도 핵 능력 포기에 대한 명확한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는 "이번 합의는 107일간 이어진 전쟁 이후 핵 문제를 협상 테이블로 옮긴 중요한 외교적 돌파구"라며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휴전 연장을 통해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시간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이번 재개방은 국제 유가 안정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