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사퇴 압박에도 불구하고 '선관위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전면에 내세우며 정면돌파에 나섰다.
지도부 총사퇴 요구가 공개적으로 분출하는 상황에서 당의 모든 역량을 특검과 재선거 요구에 집중시키는 전략으로 정치적 생존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내 사퇴론을 일축하는 동시에 김민석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를 향해 특검 및 재선거 논의를 위한 공개 회동을 제안했다.
이는 단순한 현안 대응을 넘어 자신의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한 정치적 승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최근 지도부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했던 양향자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 복귀와 동시에 "정치는 결국 책임"이라며 지도부 총사퇴를 공개 제안했다.
앞서 대구 출신 초선의 우재준 청년최고위원 역시 같은 취지의 주장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장 대표는 "총사퇴 이후 공백기에 누가 이 문제를 가지고 싸울 것이냐"며 선을 그었다.
당 안팎에서는 장 대표가 자신의 거취 문제를 선관위 사태 진상규명과 직접 연결시키는 프레임을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즉, 지금 지도부가 물러나는 것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 동력을 상실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장 대표의 최근 행보는 선관위 사태뿐 아니라 이재명 정부 견제라는 큰 틀 속에서 해석된다.
그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재선거와 특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요구했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출범시킨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에 대해서도 "답정너 위원회"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는 장 대표가 지도부 책임론에 대응하기 위해 '반이재명 전선'을 더욱 선명하게 구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내 계파 갈등보다는 대여 투쟁 구도를 강화함으로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장 대표 측이 가장 자신감을 보이는 대목은 최근 당 지지율 흐름이다.
최고위에서는 일부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를 거론하며 "민주당을 앞서는 조사도 나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정당지지도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3주 연속 상승하며, 현 정부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민주당과 6.3%P까지 벌어져 처음으로 오차범위 밖에서 국민의힘이 우세를 보였다.
조사결과, 민주당은 38.0%를 기록했고 국민의힘은 3.2%P 상승한 44.3%였다.
실제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지방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보수층 결집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장 대표가 사퇴 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 배경 역시 이러한 지지층의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다만 장 대표 체제의 향방은 선관위 사태가 얼마나 정치적 파급력을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검이나 국정조사, 재선거 논의 등이 실제 정치권 의제로 발전하지 못할 경우, 당내 책임론은 다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장 대표가 특검 추진 과정에서 야권 지지층 결집을 이끌어내고 정부·여당과의 대립 구도를 주도할 경우, 당권 방어에도 일정 부분 성공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재 장 대표 전략의 핵심은 자신의 거취 문제를 선관위 진상규명 문제와 사실상 묶어놓는 것"이라며 "특검 정국이 열리느냐가 장동혁 체제 생존 여부를 가를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