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1년 전만 해도 정치가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올해는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이 크게 늘며 낙관론과 비관론이 뒤바뀌었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13~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1명을 대상으로 향후 정치 수준 전망을 조사한 결과, 정치 수준이 '현재보다 나빠질 것이다'는 응답이 45.6%로 가장 높았다.
이어 '현재보다 나아질 것이다'는 25.7%, '현재와 비슷할 것이다'는 24.2%였다.
비관론이 낙관론보다 19.9%P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이 조사(2025년 6월 14~16일)에서는 '현재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46.6%로 가장 높았고, '현재보다 나빠질 것'은 33.2%였다. 낙관론이 비관론보다 13.4%P 높았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정반대로 바뀌었다.
정치 수준이 '나아질 것' 응답은 지난해 46.6%에서 25.7%로 20.9%P(포인트) 급감했다.
반면, '나빠질 것' 응답은 33.2%에서 45.6%로 12.4%P 대폭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정치 수준 개선 전망이 악화 전망보다 13.4%P 높았지만, 올해는 오히려 악화 전망이 개선 전망을 19.9%P 앞섰다.
1년 만에 전망 격차가 33.3%P 이동한 셈이다.
세대별로는 젊은 층의 비관론이 두드러졌다.
30대에서는 60.6%가 정치 수준이 현재보다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나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17.7%에 그쳤다. 모든 연령대 가운데 비관론이 가장 높게 나타난 연령층이다.
18~29세 역시 '나빠질 것'이 54.5%로 과반을 넘겼고, '나아질 것'은 18.0%에 머물렀다.
지난해 이 조사에서는 30대의 '나빠질 것' 응답이 38.1%, 18~29세는 43.0%였다. 올
해 들어 청년층의 정치 비관론이 더욱 강해진 모습이다.
특히 40대와 50대의 변화도 눈에 띈다.
지난해 40대는 '나아질 것' 57.4% vs '나빠질 것' 26.6%, 50대는 ‘나아질 것' 55.9% vs '나빠질 것' 28.3%로 낙관론이 우세했다.
그러나 올해는 40대가 '나아질 것' 29.8% vs '나빠질 것' 38.8%, 50대가 ‘나아질 것' 30.6% vs '나빠질 것' 40.5%로 모두 비관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정치권에서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40·50대에서도 향후 정치 전망이 악화된 점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권역별로는 대전·세종·충청에서 '나빠질 것'이 53.1%로 가장 높았다.
대구·경북도 51.3%로 과반을 넘겼다.
서울은 47.1%, 인천·경기는 44.6%, 부산·울산·경남은 46.1%가 정치 수준 악화를 전망했다.
반면 광주·전라는 '나아질 것' 39.4%, '나빠질 것' 32.9%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낙관론이 우세했다.
다만 지난해 광주·전라의 '나아질 것' 응답이 55.4%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 지역에서도 정치 전망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 부분 낮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 수준 전망은 정치적 지지 성향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다.
이재명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층에서는 '나아질 것'이 47.9%, '나빠질 것'은 13.6%였다. 반면 부정 평가층에서는 '나빠질 것'이 76.7%에 달했고 '나아질 것'은 5.2%에 그쳤다.
정당 지지층별로도 민주당 지지층은 '나아질 것' 47.8%, '나빠질 것' 16.1%였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은 '나빠질 것' 73.8%, '나아질 것' 6.8%로 정반대 결과를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 주목되는 점은 앞서 실시된 사회 갈등 조사에서 국민 2명 중 1명은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갈등으로 ‘진보·보수’ 간 심각한 대립을 꼽았다.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갈등 분야를 물은 결과 응답자의 48.2%가 '보수·진보 등 이념 갈등'을 꼽았아.
이어 빈부격차 13.5%, 수도권·지방 불균형 12.8%, 영호남 등 지역 갈등 9.7%, 세대 갈등 5.8%, 남녀 성별 갈등 3.0% 순이었다.
이념 갈등 응답은 2위인 빈부격차보다 34.7%P 높았다.
특히 이념 갈등 응답 비율은 빈부격차와 수도권·지방 불균형, 지역 갈등을 모두 합친 수치(36.0%)를 웃돌며 다른 갈등 요인을 압도했다.
특히 이념 갈등 응답은 최근 3년 조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향후 정치 수준 전망에서 비관론이 낙관론을 크게 앞선 것은 정치권의 극한 대립과 진영 갈등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지난해에는 정치 수준 개선 전망이 우세했지만, 올해는 비관론이 우세로 돌아선 점에서 정치 양극화에 대한 국민적 피로감이 적지 않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조사는 ARS 여론조사(휴대전화 100% RDD 방식, 성·연령대·지역별 비례할당 무작위 추출)방식으로 표본수는 2001명(총 통화시도 5만2332명, 응답률 3.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p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