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동쪽은 호미반도로부터 시작한다. 호미(虎尾)는 호랑이 꼬리를 뜻한다. 일제강점기 때는 토끼꼬리라고 했으나, 최남선(崔南善)이 융희 2년(隆熙,1908)에 창간한 한국 최초의 종합 월간지‘소년’(少年)에 실린, 호랑이가 벌떡 일어선 모습을 잡지(雜誌)의 속장에 그림을 그려 넣었다. 이때부터 호미의 제 모습을 찾았다. 유명세도 탔다. 이 같은 모습에,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을 포항시가 조성했다. 이제 그 일부가 개통되었다. 영일만을 끼고 동쪽으로 쭉 뻗어 나와 있다. 동해면과 구룡포읍, 호미곶면, 장기면의 해안선 58km를 연결하는 트레킹 로드이다. 이번에 일부 개통하는 곳은 절벽과 파도로 인해 접근이 불가능했던 동해면 입암리 선바우에서 마산리까지 700m구간이다. 포항시는 지난 2015년부터 올해 초까지 사업비 14억 원을 투입하여, 동해면 입암리 선바우에서 마산리까지 구간에 둘레길을 조성했다.
올해부터 2017년까지는 38억 원을 추가 투입하여, 청림동 냉천 하류에서 동해 도구해변을 거쳐 호미곶과 구룡포, 장기 두원리를 잇는 구간을 조성할 예정이다. 단계적으로 노인·여성 등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으로 시설을 보완해 나갈 방침이다. 호미반도 해안 둘레길은 한반도 최동단의 아름다운 해안을 따라 기암절벽과 파도소리로 무념(無念)의 치유에 빠져들 수가 있다. 한나절 걸을 수 있는 힐링로드로 손색이 없다.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는 선바우, 힌디기, 하선대, 여왕의 왕관을 닮은 여왕바위, 계곡바위, 킹콩바위, 배바위 등 각종 사물을 닮은 바위들이 신비감을 더한다.
편장섭 국제협력관광과장은 지금까지는 천혜의 해안절경을 느낄 수 있는 뚜렷한 해안 도보길이 없었다. KTX와 울산~포항 고속도로 개통과 더불어 ‘로드 투어리즘’으로 상품화가 되면, 더 많은 관광객이 몰려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람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은 기암절벽에는 집단으로 자생하는 ‘해국 군락지’가 새롭게 발견되었다. 해질녘 기암절벽 사이로 넘어가는 석양과 포스코의 야경도 한 눈에 볼 수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둘레길 안전이다. 일부 개통은 일부 불안전인 측면을 말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둘레길은 자연보호도 소중한 가치이다. 새롭게 발견된 해국 보호도 마찬가지이다. 관광객을 부르기 위해서는 절경(絶景)에 스토리텔링이다. 현대인들은 무엇에다, 지역의 특성을 살린 스토리를 찾는다. 안전, 해국 보호, 스토리텔링 등이 지금부터 포항시가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