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질환이 큰 병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으나 평소 예방하는 생활습관을 갖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회사원 김승찬씨는 최근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여름 임플란트 시술을 받고 간염에 감염됐기 때문이다. 평소 자기 관리가 철저했던 김씨는 임플란트 시술 몇 개월 뒤 건강검진을 하면서 간염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사소한 관리 부주의로 1년 이상 약을 복용해야 하며 평생 6개월마다 초음파 검사와 혈액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매달 지출되는 약값을 감당해야 했으며 결혼식마저 미뤄야 했다. 간경화와 간암의 원인이 되는 C형 간염이 그 원인이었다.
가정주부 이다혜씨는 지난 겨울 만성 B형 간염으로 인해 생긴 간암으로 세상을 떠난 남편의 죽음을 애도할 시간도 없이 이번에는 자신이 B형 간염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게 됐다. 생전의 남편에게서 전염된 것을 알지 못하고 해가 바뀌어 나타난 증상에 병원을 찾았으나 이미 만성 간염으로 악화된 후였다.
이에 대해, 장튼튼내과 측은 “만성간염에 걸리더라도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평소 A형, B형 간염의 항체를 가지고 있는지, C형 간염에 감염되지는 않았는지 정기검진을 통해 관리하는 것만이 간염을 비롯한 간질환을 예방하는 방법”이라고 22일 강조했다.
B형 간염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이라도 약 20% 가량은 항체가 생기지 않으니 접종 후 꼭 항체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한, C형 간염은 아직 예방백신이 개발돼 있지 않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 병원 측의 설명이다.
간암 발생 고위험군에 들어가는 간염바이러스 보균자의 경우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간초음파 검사, 그리고 평소 건강한 생활습관이 필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보균자가 아니더라도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보균여부를 확인해보는 것이 안전한 관리방법이다.
한국인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대표적인 바이러스형 간염에는 A, B, C형 간염이 있다. A형 간염은 주로 급성 간염, B형 간염과 C형 간염은 급성 또는 만성 간염을 일으킨다. 각 증상과 질병의 양상은 상이하지만 예방백신의 접종과 간 정기검진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B형과 C형 간염 보균자에 대한 간암검진으로 간초음파 검사를 1년에 2회로 확대 지원하는 등 간질환 예방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했다.
간 정기검진은 간암발생률을 낮추는 역할을 할 뿐 아니라 각종 신체 지표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는 건강관리에 따로 시간을 할애하기 힘든 학생이나 직장인, 그리고 육아 중인 가정주부들에게 권장되는 사항이다.
초기에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C형 간염의 경우 발견 시기를 놓치게 되면 절반 이상이 만성간염으로 발전해 간경화나 간암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정기적인 혈액검사가 필수다.
장욱순 장튼튼내과 원장은 “간염의 경우 성관계나 면도기 재사용 등 가족 간에서도 감염될 뿐만 아니라 치과 시술, 문신 시술, 영구 화장, 주사기 재사용 등 잘못 관리된 의료기기에 의해서도 전염된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으므로 보균자가 아니더라도 평소 주의가 요구된다.
일단 전염돼 보균자가 되면 간암, 간경화 발생률이 급격히 높아지게 되므로 피곤함, 무기력함, 식욕감퇴 등의 사소한 증상이라도 단순히 넘기지 말고 검진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