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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낮잠 시간’의 중요성..
오피니언

‘낮잠 시간’의 중요성

윤선정 원장 기자 입력 2020/09/17 04:39 수정 2020.09.17 04:41
               윤  선  정                       우현아이원 어린이집 원장
               윤  선  정                       우현아이원 어린이집 원장

 

영유아기는 신체·정서적으로 빠른 성장과 발달이 이루어지는 시기이며 건강의 기초를 마련함과 동시에 기본생활습관과 태도를 형성해 나가는 중요한 시기이다.

그러나 영유아들은 면역력이 약해 질병에 취약한 반면, 판단력이 부족해 스스로 건강을 유지 할 수 없다. 부모가 종일 양육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어린이집 같은 보육기관에서의 일과를 통해 건강한 생활의 기초를 마련하고 일상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일상의 다양한 활동 중 건강을 유지하는 중요한 일과의 하나로 낮잠과 휴식시간을 들 수 있으며 발달의 특성상 성인과 달리 매일 적당량의 낮잠 시간을 꼭 필요로 한다. 

낮잠 시간의 필요성은 국가수준의 표준보육과정과 누리과정에서도 반영하여 연령별 낮잠 시간과 시간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영유아의 기질과 개인적 특성 또한 고려하여 융통성 있게 운영함을 강조하였다.

보건복지부가 제시한 평가제에서도 만3세 이하 영유아는 반드시 낮잠 시간을 마련하여 잠들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개별적인 낮잠 습관을 수용하는 것을 가장 우수한 점수로 인증하고 있다. 이는 일과 중 낮잠 시간의 편성이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에 필수적임을 의미한다. 그럼 낮잠 시간이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에 왜 중요한지 몇 가지로 요약해 보자.

첫 번째, 에너지 충전시간이다.

낮잠 시간은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일찍 등원하여 장시간 오전일과 속에서 누적된 피로와 코티졸 호르몬 분비를 낮춰 스트레스를 풀 수 있게 해주며 에너지를 모아 몸의 회복 효과를 빠르게 한다. 영유아의 생체리듬은 대체로 오전 9시부터 상승하다가 11시가 지나게 되면 하락하기 때문에 낮잠 시간을 통해 에너지를 재충전하여 효율적인 오후 활동과 하루 일과를 진행할 수 있게 해준다.  

두 번째, 건강을 유지하는 기초 활동이다.

낮잠은 아이들의 성장뿐만 아니라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으로부터 감염을 막아주는 기초 조건이 된다. 수면부족으로 인한 호르몬 불균형이 해소 되어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는데도 도움을 준다. 특히 요즘같이 면역력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기에 아이들의 낮잠은 최고의 보약이 아닐까 생각 한다.  

세 번째, 뇌의 발달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낮잠은 기억과 학습저장 등 뇌 발달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수면 중에는 뉴런과 뉴런 사이에 새로운 시냅스(신경세포의 신경돌기 말단이 다른 신경세포와 접합하는 부위)형성이 증가 되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뇌세포는 휴식을 취하고 오전에 기억을 재정비 한다. 오전시간 동안 뇌에 입력된 여러 가지 정보와 기억이 낮잠 시간 동안 저장되고 재조직 될 수 있도록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네 번째, 정서적 발달을 도모한다.

어린이집 일과 중 낮잠 시간은 영유아가 의무적이라도 낮잠을 잘 수 있게 함으로써 그 다음 일과로 편안하게 전이되어 정서적으로도 안정 될 수 있게 한다. 아이들에게 낮잠은 휴식이상의 역할을 하며 낮잠을 자야 과잉행동, 걱정, 우울감 등이 줄어든다. 또한 야간 수면이 부족한 상태에서 낮잠을 자지 못하게 되면 불안정하게 되어 정서를 조절하고 통제하는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그 결과 쉽게 짜증을 내고 공격적인 행동을 하거나 무력감이 생기기도 한다. 낮잠시간을 통해 자율성과 성취감을 느낄 수도 있다. 자신의 이부자리를 스스로 정리정돈하고 마련하기도 하면서 편안하게 휴식하며 잠들 때 긍정적인 정서와 행복감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낮잠 시간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아이들이 집중력과 주의력이 저하되어 오후 활동 시 판단력이 흐려져 넘어지거나 부딪치는 등의 안전사고에도 노출될 위험이 있다. 

 각종 바이러스와 자연재해가 난무하는 요즘시대에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건 스스로 건강을 지키고 안전한 생활을 할 수 있는 힘. 즉, 면역력을 길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낮잠 시간은 바로 건강하게 성장하기위한 기초 활동이며 꼭 필요한 시간이다. 간혹 교사가 개별적인 수면패턴에 대한 이해부족, 부모님의 요구나 오후 특별활동시간에 쫓겨 충분한 시간을 가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영유아들의 발달적 특징을 잘 이해하고 고려하지 못한 판단이다.

위의 내용을 통해 낮잠 시간에 얻어지는 긍정적 효과는 낮잠 시간 대신 영어나 한문 등 각종 학습중심의 오후 특별수업으로 채워지는 형태의 일과에 비해 훨씬 더 교육적 의미가 있으며 신체적, 정서적 효과 뿐 만 아니라 인지적 효과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 시대를 접하면서 비대면,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행동지침이 우리의 생활과 습관을 상당부분 바꾸어 놓았다. 보육현장도 예외일수 없다. 그러나 아이들의 발달 수준과 과정에 맞는 일상과 활동을 제공하여야 함은 변함이 없을 듯하다.

어떠한 변화 속 일지라도 부모와 교사는 아이들에게 삶의 기초를 튼튼히 다져 주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전인적 성장을 위해 끝임 없이 조력해야 할 책임이 있다. 충분한 낮잠 시간이야 말로 면역력도 키우고 정서적 안정감도 찾아주고 머리도 똑똑한 아이로 길러줄 수 있는 매일의 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최고의 놀이임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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