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이 빅리그 두 번째 선발 등판에서 호투를 선보였지만 타선 침묵 속에 패전의 멍에를 썼다.
양현종은 20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3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볼넷 4개를 내줬고, 삼진 2개를 잡았다.
빅리그 선발 데뷔전이었던 6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3⅓이닝 동안 8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4피안타(1홈런)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던 양현종은 빅리그 데뷔 후 가장 긴 이닝을 소화했지만,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까지 닿지는 못했다.
기대했던 MLB 데뷔 첫 승은 다음으로 미뤘다. 5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다 6회 2점을 내준 양현종은 팀이 0-2로 뒤진 6회 1사 1루 상황에 마운드를 내려가 패전 위기에 놓였고, 텍사스가 그대로 패배하면서 데뷔 첫 패전을 기록했다.
총 투구수는 74개였고, 스트라이크는 39개를 던졌다.
포심패스트볼이 35개로 가장 많았고 체인지업(21개), 슬라이더(16개)를 주무기로 삼았다. 커브는 2개만 던졌다.
양현종은 시즌 평균자책점 3.38을 유지했다.
양현종은 땅볼 유도 능력을 자랑하며 5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체인지업을 앞세워 무려 8개의 땅볼을 유도했고, 이 중 3개가 병살로 연결됐다.
1회초 상대 리드오프 DJ 르메이유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불안하게 출발했던 양현종은 루크 보이트에 병살타를 유도해 순식간에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체인지업으로 내야 땅볼을 유도했다.
양현종은 애런 저지에 초구 직구를 공략당해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지오 우르셀라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체인지업을 스트라이크에 꽂아넣은 후 슬라이더로 파울을 유도한 양현종은 시속 91.2마일(약 146.8㎞)짜리 직구로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2회에도 선두타자 글레이버 토레스를 내야안타로 내보냈지만, 또 병살타로 위기를 차단했다. 미겔 안두하르에 초구 체인지업으로 유격수 앞 땅볼을 유도했고, 병살로 연결됐다. 양키스가 안두하르의 아웃 판정을 두고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양현종은 브렛 가드너를 1루 땅볼로 잡고 위기없이 이닝을 끝냈다.
땅볼 2개를 곁들여 3회를 삼자범퇴로 마친 양현종은 4회 선두타자 보이트를 3구 삼진으로 처리했다. 슬라이더와 직구 2개를 연달아 던졌는데, 보이트는 연신 헛손질을 했다.
양현종은 저지, 우르셀라를 연달아 내야 땅볼로 요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4회 선두타자 토레스를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보냈지만, 양현종은 침착했다. 이번에도 병살타였다. 또다시 체인지업으로 3루수 방면의 땅볼을 이끌어냈고, 야수진의 깔끔한 수비 덕에 병살타로 이어졌다. 양현종은 가드너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5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버티던 양현종은 6회 흔들렸다.
선두타자 카일 히가시오카에 던진 체인지업 3개가 모두 볼이 되면서 볼넷을 헌납한 양현종은 타일러 웨이드에 우중간을 꿰뚫는 적시 3루타를 얻어맞았다. 웨이드는 양현종의 6구째 직구를 노려쳐 장타를 뽑아냈다.
무사 3루의 위기를 이어간 양현종은 르메이유에 희생플라이를 맞아 양키스에 추가점을 줬다.
양현종은 안정을 찾지 못한채 보이트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냈고, 결국 브렛 마틴으로 교체됐다. 마틴이 저지와 우르셀라를 모두 삼진으로 잡으면서 양현종의 실점이 더 늘지는 않았다. 텍사스는 타선이 양키스 선발 코리 클루버를 상대로 안타를 하나도 치지 못해 0-2로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