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두 번째로 성사된 '코리안 데이'는 우울하게 막을 내렸다.
나란히 선발 마운드에 오른 1988년생 동갑내기 좌완 듀오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이 나란히 패전의 멍에를 썼다. 김광현은 지난달 3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9피안타(1홈런) 1탈삼진 1볼넷 4실점으로 부진했다.
2-4로 끌려가던 6회 마운드를 내려간 김광현은 팀이 2-9로 져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3패째(1승)다.
양현종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양현종은 이날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5피안타 1볼넷 2탈삼진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0-3으로 뒤진 4회 교체된 양현종은 텍사스가 2-4로 패배해 역시 시즌 3패째를 떠안았다. 김광현과 양현종이 같은 날 선발 등판한 것은 올 시즌 두 번째다. 둘은 지난 6일에도 나란히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6일 벌어진 '코리안 데이'에서 김광현과 양현종은 모두 승리가 불발됐지만, 팀 승리에 발판을 놓는 호투를 선보였다. 김광현은 4이닝 1실점을 기록해 팀의 4-1 승리에 힘을 더했고, 양현종은 3⅓이닝 1실점 호투로 텍사스 3-1 승리를 도왔다.
이번 코리안 데이에서 김광현과 양현종은 모두 부진 탈출을 노렸다. 김광현은 지난달 17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3⅓이닝 4실점(1자책점), 지난달 25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5⅔이닝 3실점을 기록하고 잇따라 패배를 떠안았다. 선발진 진입을 이뤄낸 양현종도 지난달 26일 LA 에인절스전에서 3⅓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김광현이 상대할 애리조나는 최근 13연패로 부진의 늪에 빠져있었다. 양현종의 상대 팀인 시애틀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팀 타율(0.205)과 팀 출루율(0.281), 팀 OPS(출루율+장타율·0.644)에서 모두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팀이었다.
하지만 둘은 나란히 아쉬움을 남긴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김광현은 2회말 2사 후 닉 아메드에 3루타를 얻어맞은 뒤 팀 로카스트로에게 적시타를 허용했다. 팀이 2-1로 앞선 3회에는 케텔 마르테에 동점 솔로포를 헌납했다. 4회는 더욱 아쉬웠다. 수비진의 실수성 플레이가 곁들어진 2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에 몰린 김광현은 로카스트로를 삼진으로 잡고 급한 불을 끄는 듯 했다. 그러나 내야 땅볼과 볼넷으로 만들어진 2사 만루에서 마르테에게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내줬다. 양현종은 1회말 2사 후 안타와 볼넷을 맞아 1, 2루의 위기를 자초했고, 타이 프랑스에게 좌전 적시 2루타를 허용해 첫 실점했다.
3회 카일 루이스를 중견수 아돌리스 가르시아의 실책으로 내보낸 양현종은 카일 시거의 안타 때 우익수 조이 갈로의 실책성 플레이가 겹치면서 1사 2, 3루에 몰렸다. 양현종은 프랑스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둘 모두 아쉬운 투구를 하면서 한국인 메이저리거 동반 승리도 불발됐다.
지난해 9월 25일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이 나란히 승리 투수가 돼 2005년 8월 25일 박찬호·서재응 이후 15년 만에 한국인 투수 동반 승리를 일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