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이 '볼 것 없는' 대회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스포츠를 통해 세계 평화를 알리고자 하는 수단 출신 난민 선수가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14일 난민팀(Refugee Team) 올림픽 공식 계정에 27살 육상선수 자말 압델마지 아이사 모하메드(Jamal Abdelmaji Eisa Mohammed)의 인터뷰 영상이 공개됐다. 자말은 훈련 모습을 담은 영상속에서 “나의 신조는 열심히 일하고, 나 자신을 믿는 것”이라며 "가치가 큰 보상을 얻는 데에는, 그만큼의 어려움과 고통이 따른다”고 말했다.
자말 모하드는 수단 출신의 5000m와 10000m의 장거리 육상선수이다. 그는 2003년 10살에 아버지를 잃었다. 수단 내전 와중에 행해진 친 수단정부 계열 아랍계 민병대 잔자위드의 '인종청소'로 자말의 가정은 쑥대밭이 됐다. 그의 마을과 집이 불에 타고 자말의 아버지를 포함해 97명이 사살당했다. 2010년 16살의 자말은 전쟁으로부터 황폐해진 수단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집트에서부터 시나이 사막을 횡단해 이스라엘로 ‘두 발로 뛰어서 단 3일 만에’ 도망쳤다.
시나이 사막에서 이스라엘 국경까지 거리는 190㎞이다. 이는 3일 동안 하루에 63.33㎞를 쉬지 않고 걸어야 도착할 수 있는 거리이다. 성인의 평균 걷기 속도 시속 5㎞로 감안하더라도 자말은 하루 12시간40분 동안 쉬지 않고 걸었다는 뜻이다. 또한 시나이 사막은 국제테러리스트 단체인 IS, 반정부 세력, 이슬람 극단파들로 인해 매년 폭탄테러가 발생하는 사실상의 전쟁 지역이다. 자말은 육상 선수가 된 계기에 대해 “축구를 하고 있었는데, 나의 죽마고우가 육상을 더 잘할 것이라고 추천해서 도전했다”고 밝혔다. 난민팀을 대표하는 것은 나에게 큰 의미가 있다. 이 팀의 일원이어서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번 도쿄올림픽 목표에 대해 자말은 “최대한 빠르게 뛰는 것, 나의 기록을 깨는 것이다. 그리고 최선의 방법으로 난민팀을 대표하고 싶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그는 자신의 영웅은 미국의 육상선수 ‘로페즈 로몽’(Lopez Lomong)이라고 말하며 “그 또한 나와 같은 난민이었다. 그리고 그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 중 한 명이 됐다. 나도 언젠가 그처럼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강조했다. 자말은 “포기하지 말고, 본인을 믿고, 최선을 다하라. 난민 선수들은 더 잘 할 수 있다”고 난민 선수들에게 응원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