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도시든 도로를 중심으로 발전한다. 도로가 개통된다면, 도로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들고, 상가가 형성된다. 이러하기에 도로가 경제 활성화를 부른다. 그러나 도로 수요를 잘못 짚어 나중에 고치려면, 도로개설에 든 예산만 낭비하게 된다. 따라서 미래경제도 비례적으로 잘못되기 마련이다. 또한 도로를 개설할 때는 기존의 역사적인 건물을 보존하는 쪽도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개설과 보존’은 둘이 아니고, 하나이다. 포항 도심지역 재개발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구 포항 역사’를 횡단하는 도로개설공사가 지난 22일 기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갔다. 이날 기공식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총사업비 30억 원을 투입한다. ‘북구 용흥동과 중앙동’을 잇는 길이 150m, 폭 20m의 4차선 도로가 개설된다.
그동안 철도로 인해 우회할 수밖에 없던 도로구조로 인한 교통정체와 통행의 불편이 해소된다. 시가지 연결도로의 단절로 어려움을 겪어왔던 구 도심개발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횡단도로개설은 평소 현장행정을 강조해온 이강덕 시장이 ‘길 위의 포럼(forum)’에서 발굴한 사업이다. KTX개통으로 인한 역사 이전에 따른 포항시의 발 빠른 대응이다. 그러나 포항시는 시민의 애환이 깃든 구 포항역사가 도로개설로 인해 사라질 아쉬움이 있다.
폐철도 부지를 활용한 철도공원화 조성사업 구간에 역사건물을 축소·복원하여, ‘역사사료관’을 검토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개발과 보전을 동시에 아우르는 고민도 함께하고 있다. ‘개발과 보존’은 역사의식(歷史意識)에서 고민하고 집행해야한다. 이때의 고민은 보존위주이다. 만약에 축소보존은 역사의 축소와 마찬가지이다. 그러니 되도록 원래의 모습을 살려야한다. 축소는 보존이라기보다는 허무는 것에 진배가 없다. 이러려면, 예산문제가 걸림돌이 될 수 없지가 않다. 이때 만약에 예산이 걸림돌이 된다면, 도로개설 완공을 보다 늦춘다면, 해결될 수가 있다. 역사(歷史)를 보존함에는 시일을 결코 문제로 삼지 않아야한다.
이강덕 시장은 당장에 새로운 건축물을 짓거나, 기존의 도심을 정비하는 것이 손쉬운 방법일 수도 있다. 하지만 포항만의 정체성을 고려해 지역의 특성에 맞는 발전전략을 하나하나 세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말은 역사(歷史)를 보존해야한다는 말을 함축적으로 짚은 것으로 여긴다. 이때의 말은 또한 이강덕 시장의 업적을 미래세대까지 보존하는 것과 동일한 의미를 지닌다. 포항시민들도 이를 원할 것으로 내다본다. 역사의 보존은 미래 기억의 공간이다. 포항시는 이를 무엇보다 우선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