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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프로농구, 주전 공백이라고? 위기는 기회다..
사회

프로농구, 주전 공백이라고? 위기는 기회다

운영자 기자 입력 2015/09/29 16:03 수정 2015.09.29 16:03
'국대차출·출전보류' 이중고…난세에 나타난 새 얼굴들

▲    남자프로농구 원주 동부의 가드 허웅은 올 시즌 초반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위기에 빠진 동부를 구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2015~2016 KCC 프로농구가 개막 3주를 보냈다.
올 시즌 프로농구는 각 팀마다 주전급 선수들의 공백이 두드러진다. 국가대표 차출로 핵심 전력들은 2라운드가 돼야 돌아온다. 불법 베팅 등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11명은 언제 코트를 밟을지 모른다.
20명 가까운 선수들이 한꺼번에 자리를 비우면서 자연스럽게 그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선수들에게 출전기회가 주어졌다. 몇몇 선수들은 비시즌 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이며 빠진 선수들의 공백을 무색케 했다.
팀당 6~7경기를 소화한 29일 현재 위기를 기회로 삼은 각 팀의 새로운 얼굴을 소개한다.
◇부산 kt 순둥이 박철호, 숨겨왔던 재능을 꺼내다
개막을 앞두고 kt는 높이가 큰 고민이었다. 송영진의 은퇴와 김승원의 상무 입대로 용병 코트니 심스(205㎝)를 제외하고 2m대 신장을 가진 선수는 김현민(200㎝) 뿐이었다. 그런 김현민마저 올 시즌 출전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신임 조동현 감독은 박철호(23·197㎝)에게 기대를 걸었다. 그리고 박철호는 기대에 부응했다. 지난해 25경기에 출전해 평균 11분14초를 뛰며 2.5점 2.0리바운드에 그쳤던 그는 올 시즌 괄목상대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팀이 치른 7경기에 모두 나서 평균 32분45초를 소화했다. 13.6점 4.9리바운드 2.3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필드골 성공률은 54.4%로 높다. 왼손잡이에 비교적 장신임에도 슛터치가 부드러워 어지간해 찬스를 놓치지 않는다.
군더더기 없는 플레이에 소극적인 자세도 크게 개선되면서 몸싸움과 스크린, 루스볼 다툼 등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오랜 시간 코트에 서다 보니 초반에는 잦은 실책을 범했지만 최근 3경기에서는 이마저도 경기당 1~2개에 불과하다.
슈터 조성민이 국가대표에서 복귀해도 포지션이 다르기 때문에 오히려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삼성 임동섭, 부상 악재 딛고 주전 복귀
삼성 임동섭(25·198㎝)은 중앙대를 졸업하고 2012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루키 시즌부터 20분 가량을 뛰며 기회를 잡았다. 소포모어 시즌에는 출전 시간을 조금 더 늘리며 평균 7.9점 2.5리바운드로 가능성을 높이던 중 뜻밖의 부상으로 시즌을 접었다. 부상 여파로 지난 시즌은 통째로 날렸다.
올 시즌을 앞두고 FA로 '득점기계' 문태영(194㎝)과 스타일이 비슷한 장민국(199㎝)이 팀에 합류하며 자칫 설자리를 잃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도 있었다.
하지만 기우였다. 임동섭은 6경기 평균 34분을 소화하며 팀내 가장 많은 시간을 뛰고 있다. 기록도 평균 12점 5.0리바운드 3.3어시스트 1.2스틸로 다방면에서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지난 19일 원주 동부와의 경기에서 3점슛 4개를 적중시키는 등 경기당 2.2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자신감을 완전히 회복한 모습이다.
우려했던 장민국과의 포지션 배분도 임동섭이 2(슈팅가드)~3(스몰포워드)번을 오가면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태영이 돌아오면 출전시간과 득점은 지금보다 줄겠지만 다른 부분에서의 역량이 뛰어나 꾸준한 활약이 기대된다.
◇원주 동부 허웅, 위기 속 구세주
원주 동부는 윤호영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고, 안재욱은 도박 파문에 휩싸였다. 개막 4경기 만에 팀의 기둥 김주성도 부상으로 결장하고 있다. 2승1패 후 3연패한 동부에 초반부터 큰 위기가 찾아왔다. 이때 팀을 구한 인물은 2년차 가드 허웅(22·185㎝)이었다.
허웅은 지난 28일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3점슛 5개 포함 팀 득점(68점)의 절반에 가까운 30점을 쏟아부으며 연패 탈출을 주도했다.
지난 시즌 평균 16분 가량을 소화했던 허웅은 올 시즌 두 배 정도 늘어난 33분을 뛰고 있다. 지난 시즌 안재욱의 출전시간(평균 17분)은 고스란히 허웅에게 돌아갔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허웅은 늘어난 출전시간 만큼이나 책임감 있는 자세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기록에서도 잘 나타난다. 그는 평균 14.1점 2.0리바운드 3.3어시스트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러면서도 2년차답지 않게 실책은 1.7개에 불과하다.
지난 19일 삼성과의 경기에서는 13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하며 언제든 1번(포인트가드)과 2번을 오갈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3년차인 두경민과 공존할 수 있는 이유다. 허웅은 안재욱의 빈 자리를 넘어 김주성과 윤호영이 복귀할 때까지 팀의 1~2번째 공격 옵션으로서 활약해야 한다.
◇LG 안정환, KGC 김윤태, 모비스 송창용 등 '일취월장'
벤치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었던 선수들은 어느 정도 출전 시간이 보장되자 '물 만난 고기'처럼 실력을 발휘했다.
공수의 핵인 김종규가 국가대표로 빠지며 고전하고 있는 창원 LG는 안정환(27·191㎝)이 반짝 스타로 떠올랐다. 안정환은 지난 17일 동부전에서 20점을 넣인 뒤 지난 23일 KGC와 경기에서는 3점슛 8개를 폭발시키며 24점을 올려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아직 경기력에 기복이 있기는 하지만 KBL 통산 평균 1점대에 불과했던 안정환은 올 시즌 평균 10.3점을 기록 중이다.
박찬희와 이정현, 오세근, 전성현 등 4명이나 빠진 안양 KGC는 선수 구성조차 어려웠다. 이런 상황에서 김윤태(25·182㎝)와 김기윤(23·181㎝)이 백코트를 책임지며 4연패 뒤 팀의 첫 연승을 도왔다. 김윤태는 6경기 동안 팀에서 가장 많은 평균 35분31초를 뛰고 있다. 지난 시즌 12분 출전에 그쳤던 김기윤도 30분 넘게 코트를 밟고 있다. 두 선수는 평균 21.2점 4.7리바운드 7.5어시스트를 합작하고 있다.
문태영이 팀을 떠나고 양동근이 국가대표로 팀을 비운 울산 모비스에서는 송창용(27·192㎝)이 기다렸다는 듯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과거에도 꾸준히 자기 몫을 해줬던 송창용은 올 시즌 팀의 주공격 옵션 중 하나로 6경기 평균 33분44초를 뛰며 지난 시즌보다 약 2배 늘어난 12점(3점슛 1.7개)을 올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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