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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오늘의 詩]가을사랑..
사회

[오늘의 詩]가을사랑

운영자 기자 입력 2015/09/30 20:57 수정 2015.09.30 20:57

도종환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나의 마음은 바람 부는 저녁 숲이었으나
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눈부시지 않은 갈꽃 한 송이를
편안히 바라볼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가 끝없이 무너지는 어둠 속에 있었지만
이제는 조용히 다시 만나게 될
아침을 생각하며 저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하는 잔잔한 넉넉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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