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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총선 100일 앞으로… ‘올드보이’ 귀환 ‘태풍의 눈’..
특집

총선 100일 앞으로… ‘올드보이’ 귀환 ‘태풍의 눈’

김상태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4/01/01 18:34 수정 2024.01.01 18:35
국민의힘, TK현역의원 누가 살아 남을까?
포항 북구, 김정재 당무감사 하위평가 소문… 전·현직 6명 경쟁
이인선, 주호영 ‘공천 탈락’ 수성을 출마해도 “이길 자신 있다”

이병석.
이병석.
최경환.
최경환.
권영진.
권영진.
이인선.
이인선.
주호영.
주호영.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TK 현역 의원들의 생존율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은 1월 공천관리위원회를 출범하고 본격적인 현역 물갈이에 나선다.
이와 함께 여의도 복귀를 추진 중인 올드보이들이 얼마나 귀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집권당인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의 승패가 윤석열정부 성공 여부의 가늠자라고 판단하고 당력을 총동원하고 있는 양상이다.
따라서 친윤(친윤석열) 핵심 3선의 장제원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4선의 김기현 전 대표가 당대표직을 사퇴한 데 이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하면서, 당 내부에선 영남권 현역 의원의 대폭 ‘물갈이’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한 위원장은 이번 총선과 관련해 "저는 승리를 위해 뭐든 다 하겠지만 제가 승리의 과실을 가져가진 않겠다"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물갈이 폭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또 한 위원장 본인이 앞장서서 불출마를 선언한 만큼 영남권 의원과 친윤계 의원들의 불출마·험지 출마를 끌어낼 명분이 생겼단 분석이다.
앞서 인요한 혁신위원회는 현역 의원 하위 20%의 공천 배제를 요구했고, 총선기획단은 20% 이상 규모로 공천 배제를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무감사위원회도 당원협의회 204곳 중 22.5%에 해당하는 46곳의 컷오프(공천 배제)를 권고했다.
지역구 당협위원장(현 국회의원) 하위 평가자에 대한 페널티를 강화해, 새로운 인물로 선수를 교체하자는 것이다.
이를 두고 영남권의 A 의원은 "한 위원장의 발언을 보면 강도 높은 공천 물갈이를 예고한 것"이라고 내다봤다.
초선의 홍석준(대구·달서구갑) 의원도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위원장의 불출마 선언이) 굉장히 시사하는 바가 크고 무섭다"며 "우리 당내에선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한때 TK 정치를 좌지우지했던 이른바 ‘올드보이’라 불리는 거물급 정치인 이병석·최경환·권영진 전 의원의 귀환이 얼마나 이뤄질지도 관전 요소로 꼽힌다. 이들은 중앙 정치권에서 TK 정치력의 복원을 내세우는 등 높은 인지도와 조직 장악력를 바탕으로 일찌감치 표밭 다지기에 나서, 4년에서 8년간의 야인 생활을 끝내고 권토중래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 여의도 일각에선 정치의 복원과 ‘노장청(노년·장년·청년)’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지직이 꾸준히 나왔다.
21대 국회에는 초선이 절반이 넘는다. 그러다 보니 ‘양당 구도’에서 전투력도 없고 존재감도 없다는 평론이 주를 이뤘다.
국회에서는 선수(選數)로 의전 순위를 매긴다. 여의도에서 중진급 선수가 사라지다 보니 초·재선이 잘못해도 꾸짖는 의원이 실종됐다. 그러다 보니 초·재선의 관심은 오로지 다음 선거에만 가 있다.
일각에서의 정치가 실종됐다는 말이 낯설지 않는 이유다. 따라서 관록과 연륜으로 의회 정치를 복원시키는데 진정성을 보인다면 ‘올드보이’를 꺼릴 이유는 하나도 없다. 국민의힘 전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은 “공천을 앞두고 나이를 절대적인 물갈이 기준의 삼으면 안된다. 노장청의 조화가 있어야 22대 국회를 성공시키고 여야 협치가 살아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국민의힘 거물급 올드보이로 꼽히는 4선 출신 이병석 전 국회부의장은 포항 북구에서 귀환을 노리고 있다.
이곳은 재선의 김정재 의원이 버티고 있으나, 지난해 당무감사 하위 평가 지역으로 알려져 다수의 후보들이 경합을 벌이고 있는 지역이다.
국민의힘 후보로는 이부형 전 대통령실 행정관, 이재원 포항지역학연구원 대표, 윤종진 전 경북도행정부지사, 권용범 전 대구미래학 학장 등 4명의 예비후보와 전, 현 의원 6명이 총선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 전 국회부의장은 12일 포항 북구 지역에서 ‘북 콘서트’를 열어 지방을 살리고, “포항 발전과 포항 시민 행복”을 위해 오직 포항만 품고 가겠다는 다짐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4선 출신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도 경산에서 명예 회복에 나선다. 이곳은 초선의 윤두현 의원과 최 전 부총리의 리턴 매치가 열리는 지역이다. 국민의힘 예비후보로는 류인학 국민의힘 중앙위원회 건설분과부위원장, 조지연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2명과 전, 현 의원 4명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박근혜 정부 최고의 실세로 친박의 대표 주자였던 최 전 부총리는 높은 인지도와 국책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국회 재입성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대선 캠프에서 뛰어난 조력자로 평가받았던 조 전 행정관이 다크호스로 떠올라 자칫 3자 구도로 진행될 가능성도 다분하다.
또 이곳은 여의도에서 나돌았던 인요한 혁신위 발 ‘쳥년할당제’지역으로 알려졌다.
대구 달서병은 TK의 최대격전지로 급부상하는 지역이다. 초선의 김용판 의원에 맞서 권영진 전 대구시장이 예비후보로 등록을 마쳤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현재 김 의원의 입지가 불안하다는 평이다.
김 의원이 당내 주요 당직을 맡지 못하면서 중앙무대에서 정치적 입지가 줄어들고 있고, 지난해 대구시 신청사 건립사업의 부지매각 찬성 발언으로 달서구민에 비난을 받아 곤혹을 치른 바 있다. 이와 달리 권영진 전 시장은 지난달 26일 ‘다시 혁신의 길에서 서다’라는 제목으로 달서구에서 ‘북 콘서트’를 열어 세를 과시했다.
행사장에는 지역주민과 내빈 2천여명이 참석해 문전성시를 이뤘고,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축하 영상을 보내와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국민의힘 한 당직자는 이와 관련 "올드보이 출마는 당이 강제할 수 없는 부분"이라면서 "본인의 정치적 결단에 달렸기에 당이 나서 여론을 조성하며 출마 자제 권고를 하지 못한다. 오히려 선의의 경쟁이 총선 흥행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중진과 초선과의 조화가 있어야만 TK가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며 “허약해진 TK 정치력을 되살려내기 위해 올드보이 귀환을 비판해서는 안된다. 국정이 한쪽으로 쏠리면 되겠느냐”며 반문했다.
또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신당 창당설'과 맞물려 국민의힘 텃밭인 TK 정치 지형에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인지도 관심사다. 이 전 대표는 앞서 지난달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TK에서 10% 지지율이 나온다 해도 유의미한 도전을 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또 "TK에서 국민의힘이 아닌 당으로 도전하는 것은 어려운 도전"이라면서도 "대구경북의 좋은 사람과 팀으로 도전하려 한다. 동성로 바닥에 상주해서 최대한 많은 분을 만나겠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총선 출마를 뜻을 밝힌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이 전 대표의 신당 파괴력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일각에선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달 SNS를 통해 "대구에서 이준석, 유승민 바람은 전혀 불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TK 정치권에선 이 전 대표의 파괴력이 일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준석이라는 인물의 호불호를 떠나서 대구 선거 향방이 전국적 관심사가 되고 있다"며 "이준석 신당이 고착화된 대구 정치 지형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주민들 사이에선 '이준석 출마 여부'와 '출마한다면 대결 상대가 누구일지'가 큰 화제가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여의도 일각에선 만약에 이 전 대표가 TK 지역구에 출마한다면 대구 정치 1번지인 수성구로 예측한다.
차기 국회의장을 노리는 5선의 주호영(수성구·갑) 의원이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를 강행하면 정치 지형이 급박하게 변화할 수 있어서다. 이 경우, 초선의 이인선(수성구·을) 의원도 좌불안석이다.
주 의원이 이 의원 지역구에서 4선을 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만약 주호영 의원이 수성을로 나와도 이길 자신이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일각에선 “올드보이의 도전이 국민의힘 공천에 분명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다. TK 정치에 대한 전국적인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개혁 공천의 필요성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김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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