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소형(한의학 박사)
여름 내내 자외선과 땀, 피지에 시달렸던 피부는 가을철 차가운 바람과 수분 부족 등 급격하게 변화된 환경 때문에 쉽게 상하게 된다. 특히 남성피부는 여성피부에 비해 피지는 많으면서 수분 함량은 적어 가을이 되면 더 푸석푸석해지고 거칠어진다. 또 선선한 날씨 덕분에 술자리를 자주 갖게 되면서 음주와 흡연까지 더해지면 순식간에 1년~2년쯤 더 늙어버리게 된다. 잘못된 습관으로 인해 피부가 상하면서 눈에 띄지 않던 주름이 확연하게 도드라지고 깊어지기 때문이다.
중후한 매력보다는 건강하고 젊은 피부와 화사한 인상이 선호되는 요즘 남자들에게 주름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하는 변화가 아니라 최대한 예방하며 늦추고 싶은 변화이다. 특히 축 처진 볼, 눈가의 주름, 양미간의 세로 주름은 세월이 흐르면서 오장육부와 관련된 경락·경혈 부위에 이상 변형이 오고 근육들이 뭉치면서 형성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 부위들을 꾸준히 자극해주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피부가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 또한 피부 재생력이 강해지고 피부에 탄력이 생기면서 주름도 늦출 수 있다.
얼굴에는 피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경혈들이 많이 분포되어 있는데, 이러한 경혈을 매일 자극시켜주는 것이 피부 건강에 도움이 된다. 좌우 눈썹 안쪽 끝에 위치한 찬죽혈, 양쪽 콧방울 바로 옆 부위인 영향혈을 꾹꾹 눌러주자. 이 경혈점들은 얼굴의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얼굴의 전체적인 탄력을 주어 턱선을 살리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따로 시간을 내서 지압을 하기 어렵다면 세안을 하고 나서 스킨이나 로션을 바르면서 가볍게 자극해주는 것도 좋다.
주름은 한 번 생기면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등 평상시 노력을 통해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찡그리는 등 인상을 망가뜨리는 습관은 버리려고 노력해야 한다. 영업이나 서비스 직종에 종사하지 않더라도 거울을 자주 들여다보며 자신의 표정을 체크하고, 잘 쓰지 않는 얼굴 근육을 일부로라도 자주 움직여 피부가 늘어지고 주름이 생기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또한 피부건강을 위해서라도 음주, 흡연 등을 삼간다.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셔야 한다면 마시는 도중 물을 많이 마셔서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담배는 피부에 더 큰 악영향을 준다. 피부를 검고 칙칙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담배에서 발생하는 유해산소는 피부의 탄력성을 떨어뜨려 주름을 생기게 한다. 면도를 할 때도 피부가 많이 상하기 때문에 면도 후 피부 관리에 도움이 되는 제품들을 충분히 발라서 유·수분의 균형을 맞춰주는 것도 중요하다.
균형 잡힌 영양 섭취는 피부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충분한 영양 섭취가 피부 노화를 막고 피부 탄력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필수 아미노산이 많이 함유된 쇠고기, 우유, 달걀 그리고 비타민이 풍부한 녹황색 야채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피부에 탄력과 윤기를 더해주는 방법이다.
더불어 충분한 수면을 취하도록 한다. 충분한 휴식과 수면은 피부 재생을 돕고 몸 속의 피로 물질이 쌓이지 않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특히 밤 10시부터 오전 2시까지는 피부 세포의 재생이 활발한 시간이므로 숙면을 취하는 것이 피부건강을 위해서도 좋다. 잠이 오지 않는다면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거나 간단한 스트레칭, 뜨거운 우유 한잔으로 숙면을 유도한다.
마지막으로 스트레스는 피부 노화의 지름길이다. 쉽게 흥분하고 화를 참지 못하는 것도 피부에 나쁜 영향을 미쳐 주름이 생기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운동이나 명상을 하는 등 자신만의 방법을 이용해 항상 편안한 마음가짐을 갖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