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이 현실화될 경우 ‘대구·경북 자치 특별시’ 단체장 선거까지 동시에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에서, 주요 후보들의 움직임도 예년보다 훨씬 빠르고 넓어지고 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준표 전 시장의 사퇴로 공백 상태였던 대구시장 선거는 최근 들어 단숨에 다자 구도 경쟁 체제로 전환됐다.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지낸 4선의 윤재옥(대구.달서구을) 의원이 오는 30일 오후 2시 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앞에서 대구시장 출마 선언을 예고하면서, 잠잠하던 선거판에 불이 붙었다.
이미 전·현직 국회의원과 중량급 정치인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거나 출마를 예고하면서, 이번 대구시장 선거는 역대급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국민의힘에서는 지난 25일 국회부의장인 주호영(대구.수성갑) 의원이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하며 대구 전역을 도는 민생 소통 행보에 본격 돌입했다.
주 의원은 중앙 정치 무대에서 쌓은 협상력과 정치력을 앞세워 대구의 굵직한 현안을 직접 해결하겠다는 구상을 내세우고 있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3선의 추경호 의원(대구 달성군)이 가장 먼저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추 의원은 출마 이후 대구·경북을 넘나드는 당원 접촉과 정책 행보를 이어가며 사실상 선거 준비에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행정통합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를 염두에 둔 ‘통합 TK 단체장’ 대비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여기에 최은석 의원(대구 동구군위갑)이 지난 5일 공개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혔고, 유영하 의원(대구 달서갑) 역시 내달 4일 출마 선언이 예고되면서 국민의힘 내 현역 국회의원 간 경쟁 구도는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같은 당 소속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도 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밝히며 레이스에 합류했다.
여기에 3선 구청장인 배광식 북구청장까지 내달 초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회의원급 인사와 기초단체장급 후보가 뒤섞인 다자 구도가 유력해졌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대구시장 선거에 힘을 싣고 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출마론이 여전히 수면 아래에서 거론되는 가운데, 홍의락 전 의원이 대구시장 출사표를 던지며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현직 국회의원급 인사들이 대거 선거전에 뛰어든 상황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대구시장 선거를 단순한 지방선거가 아닌, TK 정치 지형 재편과 차기 보수 진영 주도권을 가늠하는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현실화될 경우, 차기 대구시장은 단순한 광역단체장을 넘어 초대 ‘통합 TK 단체장’으로 가는 관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무게감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실제로 행정통합이 성사될 경우, 차기 선거는 ‘대구시장’이 아닌 사실상의 TK 특별시 단체장 선거로 성격이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후보들의 체급, 중앙 정치와의 연결 고리, 통합 행정 경험과 구상 능력이 지금보다 훨씬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홍준표 전 시장 사퇴로 열린 대구시장 자리를 두고 중량급 정치인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다”며 “정책 경쟁은 물론 정치적 체급 싸움, 여기에 행정통합이라는 구조적 변수까지 겹친 초고강도 선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행정통합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후보들의 행보도 ‘대구’에만 머물지 않고 '경북' 전역으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일부 후보들은 통합 이후 광역 행정 구상과 TK 균형 발전을 주요 화두로 꺼내 들며 지역민 접촉에 나서고 있다.
대구 한 지역 원로는 “이번 선거는 누가 대구를 잘 아느냐보다, 누가 TK 전체를 끌고 갈 수 있느냐의 싸움이 되고 있다”며 “통합을 전제로 한 리더십 검증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이번 대구시장 선거의 가장 큰 변수는 단연 대구·경북 행정통합이다.
통합 논의가 선언 수준을 넘어 실행 단계로 이어질 경우, 이번 선거는 단순한 지방선거가 아닌 차기 TK 권력 지형을 결정짓는 선거로 성격이 바뀐다.
이 경우 후보 경쟁의 기준도 달라진다.
일각에서는 ▲ 대구 행정 경험 ▲ 중앙 정치 무대에서의 협상력 ▲ 경북과의 관계 설정 능력 ▲ 통합 이후 조직·재정·인사 구상 능력 등, 네 가지가 핵심 잣대가 될 것으로 관측한다.
TK 민심이 ‘중앙 정치력’과 ‘지역 이해도’를 동시에 요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하튼 대구시장 선거가 본격화되면서 국민의힘의 공천 룰과 경선 방식, 그리고 ‘누가 TK를 대표할 차기 리더가 될 것인가’를 둘러싼 경쟁은 앞으로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대구시장 선거는 이미 대구를 넘어, TK 전체를 향한 정치적 시험대에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