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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오늘의 詩] 단풍나무..
사회

[오늘의 詩] 단풍나무

운영자 기자 입력 2015/11/03 15:29 수정 2015.11.03 15:29

         단풍나무        김현주作


단풍나무, 붉게 물들고 있었지요
이렇게 사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사는 것이 아니었다
부끄러운 날들 이어지더니
가을이 오고 말았지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던 나는
산에 올라 못되게도
단풍나무에게 다 뱉어내 버렸지요

내 부끄러운 마음
내려오다 뒤돌아보니
아, 단풍나무,
고만, 온몸이
붉게 물들기 시작하데요

내 낯빛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뻔뻔해질수록 가을산마다
단풍나무 붉게붉게 물들고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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