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나무 김현주作
단풍나무, 붉게 물들고 있었지요 이렇게 사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사는 것이 아니었다 부끄러운 날들 이어지더니 가을이 오고 말았지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던 나는 산에 올라 못되게도 단풍나무에게 다 뱉어내 버렸지요
내 부끄러운 마음 내려오다 뒤돌아보니 아, 단풍나무, 고만, 온몸이 붉게 물들기 시작하데요
내 낯빛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뻔뻔해질수록 가을산마다 단풍나무 붉게붉게 물들고 있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