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군은 27일 경주에 위치한 한국수력원자력 본사를 방문해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후보부지 유치신청서’를 전달하고, 지역의 백년대계를 좌우할 핵심 사업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번 신청은 지난 1월 30일 한수원의 공모 발표 이후 약 두 달간 진행된 공론화 과정의 결과다. 무엇보다 군민의 압도적인 지지가 결정적인 동력이 됐다.군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86%가 원전 유치에 찬성했으며, 영덕군의회 역시 유치 신청 동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해 군민의 뜻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했다.
영덕군은 그동안 읍·면별 주민설명회와 전문가 공개 토론회를 통해 원전 유치의 필요성과 안전성, 경제적 효과 등을 지속적으로 공유해 왔다.또한 범영덕원전유치위원회를 중심으로 범군민 결의대회가 열리는 등 민관이 함께 유치 의지를 결집하며 주민 수용성 확보에 힘을 쏟았다.
이번에 신청한 원전은 총 2.8GW 규모의 한국형 대형 원전 APR-1400 2기로, 영덕읍 석리·노물리·매정리와 축산면 경정리 일원 약 324만㎡ 부지가 후보지로 제시됐다.
신청서 제출에 앞서 영덕군의회는 지난 3월 23일 임시회를 열고 ‘신규 원전 건설 후보부지 영덕 유치 촉구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어 27일에는 김광열 군수를 비롯해 박형수국회의원, 군의회 의장, 도의원, 군의원, 유치위원회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방문단이 한국수력원자력을 방문해 유치신청서를 전달했다.
김광열 영덕군수는 “이번 신청서에는 과거 원전 백지화의 아쉬움을 딛고 다시 도약하려는 군민의 간절한 염원이 담겨 있다”며“앞으로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민 참여를 보장해 군민의 뜻을 최우선으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영덕이 동해안 에너지 산업의 중심 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인구 감소·산업 약화…구조적 위기 속 선택
경북 동해안의 대표적인 인구 감소 지역인 영덕군은 현재 고령화와 청년층 유출, 산업 기반 약화라는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여기에 재정 여건 악화까지 겹치며 기존 산업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2025년 발생한 대형 산불은 지역 경제와 생활 기반 전반에 큰 타격을 주며 회복과 재도약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단순한 복구를 넘어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가 절실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원전 유치는 그 대안 중 하나로 검토됐다.
▶“지역 산업 구조 전환의 출발점”
영덕군은 원전이 단순한 발전시설을 넘어 연구·산업·전문 인력이 결합된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력 산업은 안정적인 수요를 기반으로 장기적인 고용 창출이 가능하며, 건설 단계에서는 대규모 인력 유입과 지역 소비 확대 효과가 기대된다.
운영 단계에서는 전문 인력과 관련 산업이 정착하면서 지역 경제의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인공지능(AI), 데이터, 반도체 산업 등 전력 소비가 높은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안정적인 대규모 전력 공급 기반 자체가 중요한 지역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축적된 입지 여건…과거 원전 경험도 강점
이번 후보지는 과거 전원개발사업 예정구역으로 지정됐던 지역으로, 일부 부지 매입이 이미 이루어지는 등 기본적인 입지 여건이 축적돼 있다.
대규모 부지 확보 가능성과 접근성, 확장성 측면에서도 비교적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과거 원전 추진 경험 역시 중요한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부담 있지만 불가피한 선택”
원자력발전소는 안전성과 환경 문제로 인해 지역 사회에서 부담 요인으로 인식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덕군이 유치를 선택한 것은 지방소멸이라는 더 큰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현실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실제 군민 여론조사에서는 86%가 넘는 높은 찬성률이 나타났으며, 이는 지역의 미래에 대한 절박한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찬성 의견은 인구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대가 주를 이뤘으며, 반대 의견은 환경 영향과 건강, 안전성에 대한 우려에 기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역할 중요…지속가능 발전 연계 필요
원전 유치가 지자체 간 경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종합적인 지원 정책과 연계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원전은 국가 에너지 전략의 핵심 시설인 만큼, 유치 지역의 산업·정주 여건 개선을 포함한 장기적 발전 전략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영덕의 새로운 100년을 위한 선택”
지방소멸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영덕군의 이번 결정은 지역의 미래를 건 중대한 선택으로 평가된다.
원전 유치가 모든 문제의 해답은 아니지만, 산업 기반을 재편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현실적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종 후보지 선정 결과에 따라 영덕군의 산업 구조와 지역 발전 방향에도 큰 변화가 예상되며, 이번 도전이 ‘영덕의 새로운 100년’을 여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두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