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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김준정 한의학칼럼]여성비만, 불임 가능성 높여..
사회

[김준정 한의학칼럼]여성비만, 불임 가능성 높여

운영자 기자 입력 2015/10/05 14:49 수정 2015.10.05 14:49

▲   김준정(한의학박사)
 여성의 비만은 임신을 방해하는 적이다.
웰빙 바람이 부는 즈음까지만 해도 불룩한 배를 인격이라고 자부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인격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이제 불룩한 배는 남녀 모두에게 자기 관리에 소홀한 게으름을 탓하게 되며, 남성의 경우 고소득층에서 비율이 높은 반면 여성의 경우 저소득층에서 비율이 높은 것에 비추어 보면 능력이 없어 자기 관리에 신경 쓸 겨를이 없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가임기 여성의 비만은 임신을 염두에 두어야 하기 때문에 단순히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소아비만에서 시작을 했든 이미 출산을 겪으면서 산후 비만이 되었든 갑상선 질환과 기타 암과 같은 질환 치료로 인해 비만이 되었든 임신을 고려한다면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론적으로 불임이란 약 1년간(최근에는 여러 상황들을 고려하여 2년 정도) 피임없이 정상적인 부부 생활을 하였음에도 임신이 되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결혼 후의 임신율은 부부의 연령, 결혼기간, 성교횟수 등에 의해 결정되는데 점차 결혼시기가 늦어지면서 초산 연령은 자연스럽게 노령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남성의 경우에는 성적 능력만 있다면 길게는 전생애에 걸쳐 여성으로 하여금 임신케 할 수 있으나 여성의 수태능은 30대 초반에 이미 저하되기 시작되므로 여성으로 인한 불임 가능성은 높아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또한 수정이 이루어기 전까지는 남성과 여성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여성의 몸 안에서 수정란이 착상되고 성숙되므로 여성의 몸 상태가 정말 중요하게 됩니다.
그러나 특별한 질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만일 여성이 비만하여 복부 지방률이 지나치다면 임신 가능성은 더욱 떨어지게 됩니다.
한의학에서는 여성의 불임을 신허(腎虛), 간울(肝鬱), 습담(濕痰), 기혈허약(氣血虛弱), 어혈(瘀血), 습열(濕熱) 등으로 변증하여 치료하는데 그 중 신허(腎虛), 간울(肝鬱), 습담(濕痰), 기혈허약(氣血虛弱) 등은 배란 요인, 자궁경부요인, 영양 및 대사성 요인등과 관련성이 많으며 상대적으로 어혈(瘀血)과 습혈(濕痰)은 난관 및 복막 요인과 자궁 요인 등과 관련성이 높다. 또한 면역학적 요인으로 음허양항(陰虛陽亢)을 들기도 합니다.
특히 비만과 관련된 불임 원인 중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는데 한의학에서 이는 습담(濕痰)으로 변증하며 무월경을 비롯한 월경불순과 다모증, 면백, 식욕감소, 피로감, 어지럼증, 연변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물론 다른 기저질환이 있을 경우라면 그에 대한 치료가 적극 필요하겠지만, 다낭성 난소 증후군의 경우 호르몬 치료 외에 특별한 치료법이 없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한방의 경우 습담(濕痰)에 준하여 치료를 병행하며 또한 이 질환으로 인해 혹은 그 전부터 과잉된 체중에 대해서는 체중감량이 선행되어야만 다낭성 난소 증후군과 관련된 다양한 증상에 대한 자체 호전율과 임신 성공률이 높아집니다.
건강보험공단과 비만학회의 조사 결과 20대 비만율이 지난 1992년 8.1%에서 2000년에는 32.3%로 4배가량 증가되었으며, 30대의 경우에도 18.8%에서 5.1%로 2배 가까이 증가된 상태입니다.
여성의 경우 20~30대는 한참 활성화 되어 있는 가임기에 해당합니다. 여성 1인당 출산횟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삶의 목표 자체가 예전과 사뭇 다른 점이 없지 않지만, 본인이 원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불임이 되는 것은 누구에게나 가슴 아픈 현실이 됩니다.
여성으로서의 특권인 2세 출산이 본인의 몸에 대한 자각력 부족으로 인해 비만을 방임함으로써 생긴다면 이는 명확히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비만하면 불임된다는 명제는 거짓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비만하면 불임 가능성이 높다는 명제는 틀리지 않다고 봅니다.
이로써 비만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시작되어야 하며 또한 건강을 고려한 올바른 다이어트 방법을 고민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돈을 들여 살을 빼는 것은 사치라는 생각으로 혼자서 이 방법 저 방법으로 2~3kg 빠졌다가 요요가 반복되며 오히려 몸을 망가뜨리지 마시고 전문가와의 정확한 진료상담을 통해 본인의 비만도 뿐 아니라 제반 몸 상태에 대하여 진단받고 어떤 방법이 효과적인지에 대한 길을 안내받으시기를 바랍니다.
혹 어떤 이들은 약을 먹어 살을 빼면 간을 비롯한 장기가 망가지며 의지가 약한 사람들이나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약은 우리 몸의 생체리듬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도록 도와주는 매개체일 뿐이며 의존하기 보다 이용해야 하는 도구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또한 국소 부분의 비만의 경우 순환이 불량한 곳에 대부분 나타나기 마련이니 올바른 운동법과 치료법을 통해 해결하여 외모적인 만족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살을 빼면 아픈 것은 없어진다는 속설에 끌려 기저질환에 대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어리석음은 더더욱 없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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