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부검 결과 타살의심 흔적 없어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58)의 조카 유모(46)씨의 사망원인은 '급성 약물 중독'인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동부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부터 숨진 유씨의 사망원인은 "항우울제 성부(미르타자빈) 및 신경안정제(졸피뎀) 등의 과다복용에 의한 급성 중독사로 판단된다"는 부검감정서를 전달 받았다.
또한 국과수 부검 결과 타살의심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숨진 유씨는 1∼2년 전부터 불면증을 앓아 왔으며, 최근 이 약을 처방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찰은 유씨의 자살동기에 초점을 맞춰 추가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동부경찰서 김충일 형사1계장은 "부검결과 급성 중독사로 인한 자살이라고 나왔기 때문에 타살 여부에 대해서는 수사를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타살이라는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지만 과학적 근거가 없어 정확한 자살동기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씨는 지난 20일 오후 1시38분께 대구시 동구 자신의 사무실 책상 의자에 앉아 숨진채 발견됐다.
당시 유씨의 사무실 휴지통에서는 항우울제가 혼합된 수면제 약봉투가 발견됐다.
유씨는 지난 16일 사무실 인근 의원에서 42알의 수면제를 처방받았었으며, 이 중 29개의 알약을 복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유씨는 숨지기 3시간 전인 지난 20일 오전 10시37분께 휴대폰으로 "조용히 가고 싶지만, 딸이 눈에 밟힌다"는 등의 내용의 적힌 문자메세지를 지인에게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숨진 유씨는 최근 조희팔의 오른팔 강태용(54)이 지난 10일 중국에서 검거되고,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가족과 지인들에게 "돈이 없어 힘들다, 죽고 싶다"고 자주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유씨는 6개월 전 컴퓨터 관련 사업을 위해 효목동 사무실을 임대했지만, 신용불량자 상태로 제대로 된 경제활동을 못 해 우울증 증세를 보여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의 아내 A(35·여)씨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이 3년 전부터 수면제를 복용했고, 최근 우울증을 알면서 자주 폭음을 했다"고 진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