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사법개혁 3법’ 처리에 반발해 12일 국회 본회의에 전면 불참하기로 하면서 여야 대치가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민주당은 “단호히 대처하겠다”며 본회의 강행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오늘 본회의에 국민의힘은 참석하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는 전날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민주당 주도로 대법관 증원법과 이른바 ‘4심제’로 불리는 재판소원법이 통과된 데 대해 강력 반발해왔다.
국민의힘은 해당 법안들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 무죄 만들기 시도”, “사법 권력 독점 선언”이라고 규정하며 총력 저지 방침을 밝혀왔다.
장 대표 역시 이날 청와대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대표 오찬에도 직전 불참을 선언하며 대여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민주당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의 본회의 보이콧 방침이 전해지자 “국회가 자기들 마음인가. 이렇게 마음대로 하면 되느냐”며 “국회에는 국민의힘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법사위에서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대통령과의 약속을 취소하고, 모든 상임위를 중단시키고, 본회의까지 불참하는 것이냐”며 “이런 식의 국회 운영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예정된 본회의를 예정대로 열어 비쟁점 법안은 물론, 상황에 따라 쟁점 법안 처리까지 단독으로 강행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 원내대표는 ‘법왜곡죄 신설·대법관 증원·재판소원 도입’ 등 이른바 ‘3대 사법개혁법’을 단독 처리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이번 충돌의 핵심은 ▲재판소원 도입법 ▲대법관 증원법 ▲법 왜곡죄 신설 등 3개 법안이다.
재판소원법은 법원의 확정 판결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사실상 ‘4심제’ 도입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민의힘과 법조계 일각은 “사법체계 근간을 흔드는 위헌적 발상”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대법관 증원법은 대법관 수를 늘려 상고 적체를 해소하겠다는 취지지만, 야당은 “정권 입맛에 맞는 인사로 사법부를 재편하려는 시도”라고 의심한다.
법 왜곡죄는 판·검사나 경찰이 법을 의도적으로 잘못 적용하거나 불법 증거를 사용한 경우 형사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당은 “사법 책임성 강화”를 내세우지만, 야당은 “사법부 위축과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를 우려한다.
취재 결과 TK(대구·경북) 정치권은 대체로 국민의힘의 강경 대응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대구의 한 국민의힘 중진 인사는 “재판소원은 사실상 4심제를 도입하는 중대한 사안인데 충분한 사회적 합의 없이 밀어붙이고 있다”며 “본회의 보이콧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경북 지역 한 당직자도 “사법 질서를 지키는 문제를 두고 타협할 수는 없다”며 “여권이 입법 독주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하튼 여야가 본회의 참석 여부를 두고 정면 충돌하면서 2월 임시국회는 사실상 ‘강 대 강’ 대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민주당이 본회의를 강행할 경우 국민의힘의 장외투쟁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사법개혁 3법을 둘러싼 충돌은 향후 정국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