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명 개정·16세 투표권 ‘투트랙 승부수’
“정체성·강성층 관리 관건”
국민의힘이 3월 1일 새 당명 발표를 목표로 후보군을 2개로 압축하며 ‘간판 교체’ 수순에 돌입했다.
동시에 ‘선거권 만 16세 하향’ 카드까지 꺼내 들며 2030·10대 청년층을 향한 전면승부에 나섰다.
지방선거(6·3)를 석 달여 앞두고 당명 개정과 세대 확장이라는 투트랙 전략으로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 모양새다.
19일 당에 따르면 장동혁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송언석 원내대표, 정점식 정책위의장, 정희용 사무총장 등과 회의를 갖고 당명 개정 관련 보고를 받았다. 대국민 공모전 등을 통해 3만 5천여 건이 접수됐고, ‘국민·자유·공화·미래’ 등의 키워드를 반영한 복수 후보가 논의됐다.
당은 다음 주 초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 의견 수렴을 거쳐 상임전국위·전국위 의결로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이미 여의도 중앙당사 간판의 기존 명칭과 로고는 철거됐다.
당명 교체가 확정되면 2020년 9월 출범 이후 5년 6개월여 만에 ‘국민의힘’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앞서 책임당원 ARS 조사(응답 25.24%)에선 68.19%가 개정에 찬성했다. 정치권에선 이번 당명 개정이 단순 이미지 쇄신을 넘어 ‘지선 체제 전환’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당내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 1심 선고를 기점으로 탄핵·사법 리스크 국면을 매듭짓고 민생·지방선거 이슈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
강성 성향으로 분류되는 수도권 중진의 윤상현 의원이 “국정 혼란과 분열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촉구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장동혁 대표는 ‘이기는 변화’를 기치로 청년 어젠다를 전면에 내세웠다.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청년’을 16차례 언급했고, 광역·기초의원 선거에 청년 의무 공천과 경선 가산점(최대 20점)을 도입했다.
여기에 선거권 연령을 만 16세로 낮추는 법안까지 발의되며 파격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4050세대에서 강세인 민주당과 달리, 전통적 지지 기반인 70대 이상에서도 예전만큼의 압도적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현실 인식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민주당에 비토 정서가 강한 2030, 특히 보수 성향이 강화된 10대 남성층을 새로운 핵심 지지층으로 편입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대구·경북(TK) 정치권은 대체로 ‘변화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속도와 방향에 대해선 온도차를 보였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간판을 바꾸는 것만으로 민심이 돌아오진 않는다”며 “당명에 담길 가치와 노선, 공천 혁신이 함께 가야 한다”면서 “청년층 공략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하지만 기존 핵심 지지층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메시지 관리가 정교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지역 당협 관계자는 “16세 투표권은 상징성이 크지만 사회적 합의가 관건”이라며 “보수 정당이 참정권 확대를 선도하는 그림은 신선하나, 역풍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전직 대통령 선고 이후 강성 지지층의 감정이 격앙될 수 있는 시기”라며 “지도부가 이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지선 국면으로 전환하는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면 간판 교체 효과는 반감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승부는 ‘간판’이 아니라 ‘전환 능력’에 달렸다는 게 TK 정치권의 대체적 시각이다.
당명 개정으로 상징적 단절을 선언한 국민의힘이 청년 확장과 강성층 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지, 6·3 지방선거가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김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