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취임 이후 최대의 정치적 시험대에 올랐다.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직무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가 62%, 긍정 평가는 23%에 그치며, 격차는 39%p로 오차범위를 크게 상회했다.
특히 보수의 핵심 기반인 대구·경북(TK)에서도 부정 평가 55%, 긍정 평가 31%로 냉랭한 기류가 확인됐다.
부산·울산·경남(PK) 역시 부정 54% vs 긍정 30%로 유사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 기관이 2월 23~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면접 방식(표본오차 ±3.1%p. 응답률 14.9%)으로 조사한 결과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장 대표는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긍정 평가가 58%로 과반을 넘었지만, 무당층(없음/모름/무응답)에서는 18%의 긍정 평가를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선 부정 평가가 77%에 달했고, 보수 성향인 개혁 신당에선 86%로 가장 높았다.
이념별로 보수층에서도 부정 49% vs 긍정 40%로, 부정 평가가 더 높았다.
캐스팅보트인 중도층의 경우 부정 66% vs 긍정 16%로, 부정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즉, 장 대표의 리더십은 핵심 지지층 내부에선 방어되지만, 외연 확장에는 실패하고 있다는 평가가 수치로 드러난 것이다.
장 대표가 추진하던 당명 개정도 결국 최고위원회의 제동으로 무산됐다.
지방선거를 100일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당명 변경은 후보 홍보 혼선과 유권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
일각에서는 장 대표의 당명 개정이 “부정적 유산을 씻고 미래로 가기 위한 선택”이라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정체된 지지율을 단번에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작 당을 옥죄는 ‘부정적 유산’의 핵심은 윤석열 전 대통령 변수라는 인식이 광범위하다.
윤 전 대통령 내란 혐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실시된 다른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중형(사형 32%, 무기징역 43%)을 예상했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중형 41%, 무죄 53%로 인식 격차가 컸다.
중도층에선 중형 예상이 82%에 달했다. 선거의 캐스팅보트인 중도층과의 괴리가 분명하다. 그럼에도 장 대표는 “계엄은 내란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이른바 ‘윤 어게인’ 세력과의 절연 요구를 거부해왔고, 당내 일부의 ‘절윤’ 주장에 대해선 “분열의 씨앗”이라며 선을 그었다.
최근 의원총회에서도 “(당 지지층 내에서) 윤 전 대통령과 함께 가야 한다는 비율이 높다”는 취지의 여론을 인용하며, 당원 우선 기조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문제는 일반 선거의 승부 공식이다. 당내 경선과 달리 지방선거는 당원보다 국민이 결정한다.
중도층과 무당층에서의 부정적 인식을 방치한 채 강성 지지층 결집만으로는 전국 단위 선거를 치르기 어렵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과거 이재명 대통령은 민주당 경선 시절 박정희 전 대통령을 “인권을 침해한 독재자”로 비판했으나, 대선 국면에서 TK를 찾았을 때는 산업화의 공과를 함께 언급하며 유권자 눈높이에 맞춘 메시지 조정을 택했다.
평가의 옳고 그름을 떠나, 선거 전략으로서의 유연성이 외연 확장에 기여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현재의 흐름이 지속된다면, 장 대표의 위기는 지방선거 결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전국 단위 선거에서 참패한 정당의 대표가 자리를 유지한 전례는 없다.
반대로, 설령 승리가 제한적이더라도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리더십은 유지될 수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장 대표가 강성 당원의 지지를 기반으로 ‘패배해도 당권을 지키는’ 계산을 하고 있다는 해석도 내놓는다.
이 같은 의구심을 불식시키는 가장 분명한 방법은 지방선거에 대표직을 걸겠다는 공개 선언이다.
선거 전에 책임을 약속하면, ‘당권 사수’ 프레임을 걷어내고 내부 결속과 외부 신뢰를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
국민 여론은 냉정하다.
부정 62%라는 수치는 장동혁 대표에게 변화의 신호를 명확히 보낸다.
당명 개정 같은 상징 조치보다 중요한 것은, 중도층을 향한 결단과 책임 정치의 선언이다.
지방선거에 직을 거는 선택, 그 자체가 장 대표의 마지막이 아니라, 오히려 유일한 돌파구가 될 수 있다. 김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