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정치의 상징인 대구에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다시 정치의 중심에 섰다.
제명 이후 첫 지역 행보로 대구를 택한 데 이어, 지방선거·보궐선거 출마 가능성까지 “열려 있다”고 언급하면서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시선이 동시에 쏠리고 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대표는 전날 대구 중구에서 가진 현장 발언을 통해 대구·경북 행정통합 문제와 관련해 “정치인의 명분이 아니라 시민의 기준에서 판단해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통합의 방향성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단순한 행정구역 개편이 아닌 권한 이양, 재정 인센티브, 규제 완화 등 구체적 실익이 제시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TK(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의 행정통합을 둘러싼 찬반 논쟁 속에서, 한 전 대표가 ‘조건부 찬성’이라는 현실적 화두를 던진 셈이다.
그가 첫 지역 행보의 무대로 대구를 택한 이유에 대해 “대구는 나라 전체에 대한 책임감을 보여온 지역”이라고 밝힌 대목은 정치권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다. 이는 단순한 지역 방문이 아니라, 보수 진영의 정통성과 향후 재편 과정에서 대구의 상징성을 정면으로 끌어안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실제 한 전 대표는 사흘간 2·28기념공원, 칠성시장, 서문시장 등을 차례로 찾으며 시민들과 직접 소통했다.
전통시장과 민주화 상징 공간을 함께 찾는 동선 자체가 ‘보수의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건드리는 행보다.
다만, 대구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중구와 북구 일대에서는 “기존 정치인과는 다른 언어를 쓴다”, “행정통합을 무조건 밀어붙이지 않는 점은 신선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반면 “지금은 정치 재개 신호를 보낼 때가 아니라 민생을 더 들어야 한다”, “출마 가능성 언급은 너무 이르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특히 ‘여러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발언은 지지층에게는 기대를, 반대 진영에는 경계심을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대구라는 공간이 갖는 정치적 무게감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정치권 반응은 더욱 날카롭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한 전 대표의 대구 방문을 두고 “보수 재편의 신호탄”이라는 해석과 “계산된 정치 복귀 수순”이라는 비판이 교차한다.
특히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앞서 “제2의 유승민이 될 것”이라고 직격한 이후, 한 전 대표의 행보 하나하나가 보수 내부 권력 구도의 변수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지방선거 국면에서 한동훈 변수는 공천·후보 구도 모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직접 출마 여부와 무관하게, 그의 존재 자체가 보수 진영의 균열과 재정렬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전 대표는 또 출마설에 대해 선을 그으면서도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김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