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미투자특별법’ 특위가 그간의 파행을 딛고 본격 가동에 들어간 가운데, 여야가 별도 투자공사 설립에 사실상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조직 규모와 권한은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의견 접근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4일 국회에 따르면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법안심사소위원회를 구성,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 9건을 상정했다.
특위는 활동 시한인 오는 9일 법안 의결을 목표로 속도전에 돌입했다.
그간 한국투자공사를 활용할지, 별도 공사를 설립할지를 두고 이견을 보여왔던 여야는 최근 간사 간 협의를 통해 “공사는 만들되, 소규모·저권한 구조로 설계한다”는 방향에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 간사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공사를 신설하되 인력·예산·권한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며 “투명성 확보 역시 중요한 원칙”이라고 밝혔다.
여당 간사인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조문별 사전 협의가 상당 부분 이뤄진 상태”라며 법안 처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다른 핵심 쟁점은 국회의 통제 수준이다.
투자 건별로 국회 사전 동의를 받을지 여부를 두고 논쟁이 있었으나, ‘사전 동의’ 대신 ‘사후 보고’ 방식이 유력한 대안으로 부상했다.
이는 신속한 대미 투자 집행과 외교·통상 협상의 기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절충안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정보 공개 범위 확대를 통해 국민 알 권리를 보장하자는 데도 여야 간 큰 틀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위는 지난달 12일 첫 회의 이후 여야 대치와 필리버스터 등으로 장기간 공전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주도의 사법 3법 처리와 연계해 특위 운영에 소극적 태도를 보여왔으나, 최근 입장을 선회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대미투자특별법 처리가 지연될 경우 무역 보복 가능성에 대한 기업 우려가 커질 수 있다”며 “대승적 차원에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대미 투자 1호 사업으로 셰일가스가 거론되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한 질의도 나왔다.
이에 대해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사항”이라고 답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대미 전략 투자 성격상 에너지·첨단산업·공급망 분야가 우선 검토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으로 관전 포인트는 별도 ‘대미투자공사’ 조직 구조와 권한 범위, 국회 통제 방식 최종 합의안, 전략투자기금 재원 조달 구조등이다.
여하튼 여야가 막판까지 세부 조율을 이어가고 있어, 오는 9일 법안 처리 여부가 향후 한미 경제협력 구도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