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현직 단체장들은 단수공천을 당연하게 기대하지 말라”고 직격탄을 날리며 6·3 지방선거 공천전의 포문을 열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5일부터 공천 신청 접수에 돌입한다.
TK(대구·경북)를 중심으로 ‘현역 프리패스 불가’와 ‘공천 시험(PPAT) 강화’라는 이중 장벽이 세워지면서 지역 정가가 요동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전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4차 공관위 회의를 앞두고 “이번 선거는 안일함을 허락하지 않는다”며 “더 이른 시점에 직을 내려놓고 예비후보로 등록해 사즉생의 각오로 현장에 들어가는 방안도 적극 고려해달라”고 밝혔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현역 단체장이 같은 지자체장 선거에 출마할 경우 사퇴 의무는 없지만, 스스로 ‘배수의 진’을 치라는 강한 권고다.
일각에서는 최근 ‘판갈이’ 공천 기조와 맞물려 TK 일부 현역 단체장들을 겨냥한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당내에서는 친한(친한동훈)계 징계 문제 등을 둘러싼 지도부 갈등과 연계해 정치적 파장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공관위는 8일 광역단체장, 9일 기초단체장, 11일 광역·기초의원 서류 심사를 진행한다.
비례대표 광역의원 선발을 위한 청년 공개 오디션은 수도권·영남권·강원충청호남제주 등 3개 권역으로 나뉜다.
이번 공천의 또 다른 관문은 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PPAT)다.
국민의힘은 2022년에 이어 이번 6·3 지방선거에서도 PPAT를 실시한다.
2022년 시험은 30문항이었으나, 올해는 32문항 4지 선다지로 확대된다.
문항은 △당헌·당규 이해 △공직선거법 △당 정책 △지방자치 △자료해석·상황판단 등으로 구성되며, ‘보수정부의 역사’와 헌법 관련 문항도 추가된다.
단순 상식·도덕성 검증을 넘어 정당 가치와 법률 리스크 대응 능력까지 묻는 구조다.
특히 비례대표의 경우 광역의원 70점, 기초의원 60점 미만이면 공천 배제 대상이 된다.
지역구 광역·기초의원 신청자는 점수대별 가산점이 부여된다.
2022년 시험 당시 대구에서 만점자는 2명뿐이었고, 기준 점수 미달로 공천이 좌절된 사례도 있었다.
TK 한 당직자는 “현역이라고 시험을 피해갈 수 없다”며 “정치력보다 공부력이 당락을 가를 수 있다”고 말했다.
TK는 전통적으로 국민의힘 강세 지역이지만, 그만큼 내부 경쟁도 치열하다. 이번 공천은 ▲현역 단수공천 불가 기조 ▲예비후보 조기 등록 압박 ▲PPAT 점수 반영 ▲청년 오디션 확대라는 네 갈래 변수가 동시에 작동한다.
지역 정가에서는 “사실상 대대적 물갈이 신호”라는 해석과 “경쟁력 강화용 압박 카드”라는 신중론이 엇갈린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번 공천이 ‘조용한 추인’이 아닌 ‘시험과 경쟁의 장’으로 재편됐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의 5일 공천 접수를 기점으로 TK 지방권력 지형이 본격적으로 흔들릴 전망이다. 현역의 방어냐 아니면 신인의 돌풍이냐를 두고 6·3 전초전이 시작됐다. 김상태 기자